해경 경비정 삼엄한 경비 속 적막감만 감돌아
(여수=연합뉴스) 형민우 기자 = 공해 상에서 북한 선박에 정유제품을 넘겨 우리 당국에 억류된 것으로 파악된 홍콩 선적 '라이트하우스 윈모어'호의 선미에는 대문자로 'LIGHTHOUSE WINMORE'가 선명하게 쓰여 있었다.

29일 오후 전남 여수시 여수항 인근에서 2km가량 떨어진 여수항 묘박지(錨泊地)에 발이 묶인 '라이트하우스 윈모어'호는 10여척의 배와 함께 정박해 있었다.
석유제품 운반선으로 길이만 144m에 달하는 '리이트하우스 윈모어'호는 여느 배처럼 닻을 내린 채 오후 햇살을 받고 있었다.
선체가 모두 붉은색으로 칠해진 이 배에는 인적을 찾을 수 없어 고요하기만 했다.
다만, 조타실 위에 있는 굴뚝에서 나오는 검은 연기만이 내부에 사람이 있음을 알려주고 있다.
연합뉴스 취재진이 배를 타고 접근하자 조타실 쪽에서 선원 1명이 고개를 내밀다 사라지는 모습이 목격됐다.
조타실 벽면에는 'SAFETY FIRST NO SMOKING'이라는 글자와 함께 'NO 9635987'이 쓰여 있다.
좀 더 가까이 접근하자 해경 경비정이 접근해 통제에 나섰다.

'라이트하우스 윈모어'호는 10월 19일 공해상에서 북한 선박 '삼정 2호'에 정유제품을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당국은 지난달 24일 여수항에 이 배가 다시 입항하자 억류한 뒤 관세청에서 조사하고 있다.
현재 이 선박에 탑승한 선원이 몇 명인지는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고 있다.
다만, 관세청은 조사를 마치는 대로 선원들을 출국 조치할 것으로 전해졌다.
인근 해상을 오가는 한 선장은 "한 달 전부터 해군에서도 나와 배에서 뭔가를 조사하는 모습을 봤는데 북에 석유를 준 배인 줄은 전혀 몰랐다"며 "경비가 삼엄해 뭔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minu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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