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복도·내부에 건담 로봇 도배, 친부 내연녀 가족 데리고 1박 2일 여행
(전주=연합뉴스) 김동철 임채두 정경재 기자 = 고준희(5)양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 친부가 딸을 야산에 암매장한 직후에 보인 이상한 행동들이 주목받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건담 로봇 자랑을 늘어놓았는가 하면 태연하게 가족들과 여행을 떠나는 등 비상식적인 행동을 이어갔다.
30일 전주 덕진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22일 친부 고모(36)씨와 내연녀 이모(35)씨, 이씨 어머니 김모(61)씨 주택과 차량을 압수수색했다.
수색 과정에서 경찰은 고씨가 사는 아파트 복도에 설치된 장난감 진열장을 목격했다.
진열장에는 고씨가 직접 만든 로봇 모형 10개가 세워져 있었다. 모형은 종이와 플라스틱 재질로 만들어졌으며, 상당 시간 공들여 제작한 것으로 보였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로봇 모형은 고씨 자택 방 안에서도 발견됐다.
복도에 놓은 장식장과 마찬가지로 벽에 진열장을 설치한 다음 공들여 만든 로봇 모형을 세웠다.
경찰이 확보한 고씨 휴대전화에서도 조립식 장난감을 자주 검색한 기록이 발견됐다.
특히 그는 준희양 시신을 묻은 지난 4월 27일 이후에도 자신의 SNS에 건담 사진을 올렸다.
암매장 다음 날인 4월 28일 고씨의 인스타그램에는 집에서 찍은 것으로 보이는 건담 사진과 함께 "따블오건담 세븐소드 기본체 완성! 하루 정도 쉬었다가 무장드가야지 ㅎㅎ"란 글이 올라왔다.
범행 이틀 뒤에는 "암튼 요놈…다른 무장보다 살짜쿵 기대돼서 이놈을 제일 먼저 작업해봤는데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군 ㅋㅋ"라고 적었다.
고씨와 내연녀 이씨, 이씨 친아들, 김씨 등 4명은 이날부터 1박 2일간 경남 하동으로 여행을 가기도 했다.
경찰은 이들의 휴대전화 통신 기록 조사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밝혀냈다.
로봇 모형 자랑과 마찬가지로 딸이 숨진 지 얼마 되지 않아 한 친부의 행동으로 보기에는 비상식적인 것이라는 것이 경찰의 판단이다.
경찰 관계자는 "고씨 집 안에서 건담 등 장난감 모형만 수십 개가 발견됐다. 몇몇 장난감은 50㎝가 넘을 정도로 컸다"며 "딸을 유기하고도 가족 여행을 떠난 것은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 대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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