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KBO 총재 시대…한국 야구 어떻게 달라질까

입력 2018-01-01 05:00  

정운찬 KBO 총재 시대…한국 야구 어떻게 달라질까
'동반성장' 접목해 야구를 '한국인의 힐링'으로 바꿀 포부
통합 마케팅·에이전트 시행·국제대회 지원 등 현안 산적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정운찬 신임 KBO 총재의 취임과 함께 프로야구 KBO리그는 2018년의 막을 올린다.
정 총재는 3일 제22대 KBO 총재로 공식 취임한다. 국무총리를 지낸 인사로는 최초로 프로야구의 수장이 된 경제전문가 정 총재에게 거는 야구계의 기대는 남다르다.
지난해까지 6년 4개월간 KBO를 이끈 구본능 전 총재는 외연 확대라는 큰 업적을 남겼다.
재임 기간 NC 다이노스, kt wiz가 차례로 창단해 10개 구단 체제가 완성됐다.
최신식 시설을 갖춘 광주 KIA 챔피언스필드,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 국내 첫 돔구장인 서울 고척 스카이돔이 들어서 인프라도 크게 개선됐다.



KBO리그는 지난해 역대 한 시즌 최다 관중인 840만688명을 동원하는 등 2년 연속 관중 800만 명을 돌파해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 인기스포츠로 자리를 잡았다.
정운찬 신임 총재는 이런 물적 토대를 바탕으로 내실을 더욱 공고히 다져 KBO리그의 융성을 이끌 책무를 안고 3년간의 공식 임기를 시작한다.
먼저 경제통인 정 총재가 KBO리그의 지형도를 어떻게 바꿀지가 시선을 끈다.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와 서울대 총장을 지낸 정 총재는 지난해 12월 총재 선출 직후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지론인 '동반성장'을 야구에도 뿌리내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정 총재는 "프로야구 발전의 성과가 팬, 선수, 구단에 고루 흐르도록 해야 한다"면서 "KBO가 그 중심에서 대안을 갖고 소통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철저한 팬 중심의 야구 문화를 확립하고, 한국 야구를 팬들이 야구장을 찾아 선수를 응원하는 일련의 과정에서 즐거움과 행복을 느끼는 '힐링'(치유)으로 만들기 위해선 동반성장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KBO리그의 젖줄인 아마추어 야구와의 상생·동반성장도 정 총재가 관심을 두는 대목이다.
이를 어떻게 구체적으로 풀어갈지는 3일 열리는 취임 인터뷰에서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정 총재는 또 9년 만에 연봉을 받는 KBO 총재라는 점에서도 관심을 받는다. 전임 유영구, 구본능 총재는 무보수 명예직으로 활동했다.
KBO 총재도 보수를 받아야 더욱 큰 책임감을 느끼고 업무를 능률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는 시각이 많은 가운데 정 총재도 상당한 의욕을 보였다.
정 총재는 지난해 말 중앙선데이와의 인터뷰에선 "일한 만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관중 수나 마케팅 성과에 따라 연말에 인센티브도 받았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KBO리그 관중 수는 3년 연속 증가세이기에 정 총재가 어떤 방법으로 KBO리그 수익을 끌어올릴지 주목된다.
이런 측면에서 더는 미룰 수 없는 의제가 통합 마케팅이다.
각 구단이 독자로 해오던 마케팅을 KBO의 마케팅 자회사인 KBOP로 통합해 상품 판매, 라이선스, 뉴미디어 수익 등을 균등하게 나누자는 의견이다.
그러나 구단별 이해관계가 달라 그간 제대로 된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의 비약적인 발전을 이끈 원동력은 너무나 분명하게도 MLB 주도의 통합 마케팅이다.
이를 잘 아는 정 총재가 구단 간 첨예한 이견을 어떻게 조율해갈지 야구팬들의 궁금증을 자아낸다.
KBO리그는 또 올해 정규리그를 마친 뒤 에이전트 제도 시행이라는 큰 변혁기를 맞이한다.
선수들은 직접 구단 관계자와 만나 재계약 연봉을 논의하던 과거와 달리 이젠 대리인을 내세워 협상한다.
선수와 구단 모두 정(情), 의리와 같은 기존 협상 방법 대신 철저한 성과로 보상을 주고받는 '비즈니스 시대'에 접어드는 셈이다.
이 또한 돈의 문제이기에 구단, 선수가 '윈윈'하려면 KBO리그 수익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당위로 이어진다.
누구도 풀기를 주저했던 고차방정식과도 같은 통합 마케팅을 '경제의 달인' 정 총재가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시기가 왔다.
정 총재와 새 사무총장이 이끄는 새로운 KBO는 국제대회에서 한국 야구대표팀이 계속 좋은 성적을 내도록 적극적으로 뒷받침해야 한다는 책무도 잊지 않아야 한다.
올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내년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 12, 2020년 도쿄올림픽 등 굵직한 국제대회가 정 총재 재임 기간에 차례로 열린다.






9전 전승의 신화로 금메달을 획득한 2008년 베이징올림픽과 준우승으로 끝난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은 변방에 머물던 한국 야구를 세계의 중심으로 이끌었고 KBO리그 흥행의 기폭제 노릇도 했다.
국제대회에서 한국 대표팀의 성적이 KBO리그 흥행에 직결된다는 점을 실감한 KBO는 이후 각종 대회에 출전하는 야구대표팀을 물심양면으로 후원했다.
사상 첫 국가대표 전임 사령탑인 선동열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이 올해 아시안게임에서 우승하고 4년 만에 열리는 내년 프리미어 12에서 2연패를 달성한다면 KBO리그는 큰 혜택을 받는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이래 12년 만에 올림픽 정식 종목이 된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도 우리나라 대표팀이 메달의 영광을 재현한다면 정 총재도 눈부신 업적을 남기고 임기를 마무리할 수 있다.
cany9900@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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