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스 실소유 의혹' 투 트랙 전략…軍사이버사 수사는 "절반 못 와"
朴 '국정원 특활비 수수' 추가기소도 남아…내년 봄 이전엔 마무리 관측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고동욱 기자 = 세밑까지 쉬지 않고 달려온 검찰의 '적폐청산' 수사가 내년에도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국가정보원의 불법 정치공작 의혹 등 주요 수사가 상당 부문 마무리 국면으로 접어들었지만, 다스 비자금 의혹 등 일부 수사는 이제 본궤도에 오르면서 새해에는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31일 검찰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 등 적폐청산 관련 수사부서 관계자들은 연말연시 휴일에도 사무실로 출근해 관련자 조사를 벌이거나 수사기록을 검토하고 있다.
문무일 검찰총장이 지난 5일 기자간담회에서 주요 적폐청산 수사를 연내에 마무리 짓겠다는 목표를 밝혔지만, 이 발언은 '데드라인 제시' 성격이라기보다는 '필요한 수사는 하되 속도감 있게 진행하자'는 취지로 정리됐다.
'연내 마무리'에는 못 미치지만 올해 가을부터 쉴 틈 없이 이어져 온 검찰의 적폐청산 수사는 지난 15일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구속을 기점으로 종반으로 접어들었다.
이달 25일까지 20여명을 구속하고 30여명을 재판에 넘긴 서울중앙지검의 국정원 정치개입 의혹 등 관련 수사가 대표적이다.
다만 일부 굵직한 사건은 최근 들어서야 수사에 탄력이 붙었고, 이미 많이 진척된 사건들도 핵심 피의자 기소 절차 등이 남은 상태다.
우선 검찰은 국정원 관련 여러 의혹의 정점인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각종 혐의와 관련해 내년 초까지 단계적으로 추가 기소할 방침이다.
현재 원 전 원장이 퇴임 후를 대비해 수십억원의 해외공작비를 사적으로 빼돌린 혐의에 대한 수사가 한창이다.
국정원 의혹과 닮은꼴인 국군 사이버사령부의 정치개입 의혹 수사는 내년 봄까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최근 의혹이 제기된 기무사령부의 국방부 댓글 조사 태스크포스(TF) 감청 논란, 국방부의 댓글 수사 방해 의혹 등 여전히 규명해야 할 사안이 많다.
검찰 관계자는 "군 사이버사 관련 수사는 절반 정도도 안 됐다"라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에서 이뤄진 국정원 특활비 상납 의혹 사건도 내년까지 수사가 불가피하다. 이 사건의 최정점에 있는 박 전 대통령의 추가기소가 수사의 종착지가 될 전망이다.
이 사건 수사에 속도를 내기 위해 검찰은 특활비 수수 혐의를 받는 조윤선 전 정무수석의 신병을 확보하려고 지난 22일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기각됐다.
특활비 수수 의혹을 받는 최경환 의원의 구속영장은 현직 국회의원의 불체포특권이 유지되는 임시국회 회기가 지난 29일에야 종료된 탓에 법원의 심문 절차가 늦어지고 있다.
통상적 절차에 비춰 법원은 임시국회 회기가 끝난 만큼 최 의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기일을 조만간 지정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 밖에도 '적폐수사'의 범주에 묶이는 대형 사건 중 현재 진행형인 사안이 꽤 많다.
가장 큰 관심을 끄는 사건은 자동차 부품업체 다스의 실소유주 논란과 관련된 의혹이다. 이는 사실상 이명박 전 대통령을 겨냥한 수사로 받아들여진다.
검찰은 지난 22일 서울동부지검에 사무실을 둔 별도 수사팀이 다스 비자금 의혹을 전담 수사하도록 했다. 참여연대 등이 다스 실소유주의 120억원 비자금 조성 의혹과 정호영 전 특별검사의 직무유기 의혹 등을 고발한 사건이다.
서울중앙지검에서도 이명박 정부 당시 다스가 BBK 주가조작 피해자들에게 돌아가야 할 투자금 회수분 140억원을 외교당국의 도움을 얻어 먼저 회수했다는 의혹에 대해 수사 중이다.
그 외에 국정원이 자체 적폐청산 TF를 통해 조사한 사건 중 비교적 늦게 검찰로 넘긴 박근혜 정부의 보수단체 불법 지원 의혹, 채동욱 전 검찰총장 개인정보 유출 의혹,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 부당 관여 의혹 등이 내년에도 수사가 이어질 사건들로 꼽힌다.
적폐청산 수사는 아직 규명될 사안들을 여럿 남겨두고 있지만 늦어도 봄 이전에는 전반적으로 마무리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검찰 안팎에서 나온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새해 6월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정치적 논란을 피하고자 검찰도 최대한 신속하게 적폐청산 수사를 마무리 지으려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p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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