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칩셋 탑재한 '스마트 메이트 10'…광고비만 1억달러 투입할 듯
"당장 프리미엄 시장 공략 힘들 듯…세컨드 티어 경쟁 심화 예상"
(서울=연합뉴스) 채새롬 기자 = 화웨이가 내년 초 미국 스마트폰 시장에 본격 진출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북미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보이는 국내 제조사들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31일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화웨이는 내년 2월 미국 이동통신사인 AT&T를 통해 최신 스마트폰 메이트 10을 출시한다. 화웨이는 이에앞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전자전시회 'CES 2018'에서 이같은 방침을 밝힐 전망이다. 메이트10은 화웨이가 독자 개발한 인공지능(AI) 칩셋 '기린970'을 탑재한 제품이다.
그동안 화웨이 프리미엄 스마트폰은 미국 IT기기 판매점 등을 통해 판매되고 있었지만 이통사를 통한 판매는 이번이 처음이다. 화웨이는 프리미엄폰 시장 1위인 미국에서 인지도를 높이고 '프리미엄'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내년 1억달러 규모의 광고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스마트폰 3위 업체인 화웨이가 미국에서 본격적으로 주력 모델 판매에 나섬에 따라 삼성전자[005930], LG전자[066570] 등 국내업체는 긴장감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다만 화웨이 등 중국 업체들이 점유율을 꽉 잡고 있는 중국, 인도 등 저가 시장과 미국 프리미엄폰 시장은 특성이 달라 화웨이가 단기간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고 의미있는 성과를 거두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그러나 당장 시장 재편이 일어나지는 않더라도, 가성비를 무기로 중국, 인도 등 시장에서 삼성전자를 위협할 정도로 성장한 중국 업체들이 막대한 마케팅비를 앞세워 프리미엄 시장까지 진출하는 것은 부담일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에서 삼성, LG의 애프터 서비스(AS)는 다른 로컬 브랜드와 차별화되는데다 중국 브랜드에 대한 신뢰가 아직은 적다"면서도 "화웨이도 글로벌 시장의 노하우를 쌓은 업체여서 같은 안드로이드 진영에 있는 국내 제조사가 일정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계했다.
또다른 한편에서는 삼성, 애플 등 시장 1, 2위 업체보다는 그 밑의 3∼5위까지 '세컨드 티어(Second Tier: 톱 티어 밑의 그룹)' 경쟁이 더욱 심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프리미엄폰은 브랜드 이미지가 중요해 화웨이가 삼성과 애플이 양분하고 있는 점유율에 큰 변화를 일으키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LG, ZTE, 미국 로컬 브랜드 등 세컨드 티어 시장 경쟁이 오히려 치열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3분기 북미 스마트폰 시장에서 1위 애플(30.7%) 다음으로 삼성(25.7%), LG(17%)가 2∼3위를 기록했다. 중국 ZTE는 11.3%로 4위, 모토로라는 5.0%로 5위였다.
srch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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