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연합뉴스) 김문성 특파원 =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국제 독립 탐사매체 컨소시엄인 '조직범죄와 부패 보도 프로젝트'(OCCRP)에 의해 조직범죄 활동과 부패 촉진을 위해 가장 많은 일을 한 올해의 인물로 선정됐다.
OCCRP는 지난 28일 홈페이지를 통해 두테르테 대통령이 벌이는 잔인한 마약과의 전쟁을 문제 삼아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단체의 드루 설리번 편집장은 "두테르테 대통령이 자신의 나라에서 법치를 조롱하고 있다"고 말했다.
필리핀에서는 작년 6월 말 두테르테 대통령 취임 이후 '마약과의 유혈전쟁'으로 1만 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과 자경단 등의 '묻지마식' 마약용의자 사살로 법치를 무시하고 인권을 유린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작년 10월에는 두테르테 정부가 비밀리에 경찰에 암살단을 만들어 마약용의자를 초법적으로 처형하고 있다는 영국 일간 가디언의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설리번 편집장은 "두테르테 대통령이 전형적인 부패 지도자는 아니지만, 혁신적인 방법으로 부패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며 "필리핀이 보다 부패하고 잔인해지고 덜 민주화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필리핀 정부는 OCCRP가 두테르테 대통령을 올해의 인물로 선정한 것은 잘못됐다고 발끈했다.
마틴 안다나르 대통령 공보실장은 30일 "두테르테 대통령은 조직범죄와 싸우고 불법 마약과 부패를 없애기 위해 모든 가능한 일을 해왔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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