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자 9년 연속 코스피서 '팔자'…코스닥도 시큰둥

입력 2018-01-01 06:45  

개인투자자 9년 연속 코스피서 '팔자'…코스닥도 시큰둥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개미'들의 순매도 행진이 9년째 계속됐다.
1일 한국거래소와 코스콤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들은 작년 한 해 동안 코스피에서 9조3천288억원어치를 팔아치워 주요 투자주체 가운데 가장 강한 매도세를 나타냈다.
외국인은 6조5천816억원어치를 순매수했고 기관은 2조4천260억원을 순매도했다.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 투자자들은 9년째 순매도 행진을 하고 있다. 금융위기가 터진 2009년부터 작년까지 한해도 빠짐없이 '팔자'를 이어왔다.
특히 작년 순매도 규모는 2012년(15조5천500억원) 이후 최대였다.
개인은 '박스피'(박스권에 갇힌 코스피) 장세가 이어진 2016년에 8조6천53억원어치를 순매도했는데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작년에 오히려 순매도 규모가 더 커졌다.
개인 투자자들이 그렇다고 '안방' 격인 코스닥 시장에서 주식을 많이 사들인 것도 아니었다.
작년 코스닥 시장에서 개인은 6천683억원을 순매수했다.
이는 2014년(2천762억 원) 이후 가장 작은 규모로 2016년의 5조7천478억원에서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이다.
외국인이 작년에 코스닥에서 모두 3조1천282억원어치를 사들이며 1996년 코스닥 시장 개설 이후 최대 순매수 규모를 보인 것과 대비된다.



개인 투자자들의 거래 비중도 줄고 있다.
지난해 코스피 시장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전년 대비 17.75%, 코스닥 시장은 8.98% 증가했다.
양 시장에서 모두 외국인과 기관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24∼42%의 높은 증가율을 보였으나 개인 투자자 거래대금은 코스피에서는 10.62%, 코스닥에서는 5.59% 각각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개인 거래 비중은 코스피의 경우 2016년 49.7%에서 지난해 46.7%로, 같은 기간 코스닥에서는 89.76%에서 87.20%로 각각 낮아졌다.
이러한 추세는 개인의 투자 성향과 관련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작년 코스피 상승은 삼성전자 등 일부 대형수출주가 이끌었다. 연말 코스닥 지수 랠리도 시가총액 상위 바이오주가 주도했다.
하지만 개인은 주로 중·소형주를 선호하고 대형주에 투자했다가도 수익이 나면 바로 매도하는 등 단타 성향이 강하다. 이 때문에 증시에서 큰 재미를 보지 못하고 이런 추세가 개인 자금의 이탈로 이어진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지난해 개인이 코스피 시장에서 순매수한 상위 10개 종목 중 한 해 동안 주가가 오른 종목은 4개에 그쳤고 코스닥 시장에서도 10개 가운데 5개만 올랐다.
이에 비해 외국인의 경우 코스피에서는 순매수 상위 10개 중 9개, 코스닥은 10개에서 전부 플러스(+) 수익률을 냈다. 기관도 코스피 순매수 상위 10개 중 7개가 올랐고 코스닥은 10개 모두 주가가 상승했다.



최근에는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암호화폐) 시장으로 상당수 개인 투자자들이 이동하면서 증시에서 돌아야 할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가상화폐 투자 열풍이 분 작년 연말에 개인 투자자들의 순매도 규모는 기록적 수준으로 불어났다.
개인은 작년 12월 한 달간 코스닥에서는 1조4천559억원어치를 팔아치워 월별 순매도로는 1996년 시장 출범 이후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에서도 3조6천645억원을 순매도했다. 2012년 8월(4조7천27억원 순매도) 이후 가장 많이 주식을 팔았다.
매년 연말이면 대주주 양도차익 과세를 피하려는 개인 '큰손'들이 매물을 내놓기는 하지만 올해는 대주주 요건 강화를 고려해도 매도 규모가 유독 크다.
임상국 KB증권 종목분석팀장은 최근 연합뉴스에 "개인 투자자들이 굴리던 자금이 일정 부분 가상화폐 시장으로 빠져나갔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단타 매매 경향이 두드러지는 코스닥 시장의 개인 중 상당수가 주식시장보다 변동성이 훨씬 크고 24시간 매매가 가능한 가상화폐 시장으로 흘러들어 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표] 최근 10년간 코스피·코스닥 주요 투자주체 연간 순매수 추이
(단위: 백만원)
┌───┬─────┬──────┬──────┬──────┐
│ 연도 │ 코스피 │개인│ 외국인 │기관│
├───┼─────┼──────┼──────┼──────┤
│ 2017 │ 2,467.49│ -9,328,825│ 6,581,622│ -2,426,001│
├───┼─────┼──────┼──────┼──────┤
│ 2016 │ 2,026.46│ -8,605,302│ 11,335,940│ -5,209,129│
├───┼─────┼──────┼──────┼──────┤
│ 2015 │ 1,961.31│-403,764│ -3,578,340│-464,583│
├───┼─────┼──────┼──────┼──────┤
│ 2014 │ 1,915.59│ -2,836,278│ 4,834,818│-693,384│
├───┼─────┼──────┼──────┼──────┤
│ 2013 │ 2,011.34│ -5,639,031│ 3,411,143│ 5,058,166│
├───┼─────┼──────┼──────┼──────┤
│ 2012 │ 1,997.05│ -15,550,008│ 17,462,138│ 4,044,648│
├───┼─────┼──────┼──────┼──────┤
│ 2011 │ 1,825.74│ -1,819,936│ -7,995,487│ 11,914,703│
├───┼─────┼──────┼──────┼──────┤
│ 2010 │ 2,051.00│ -5,383,782│ 21,573,107│ -12,195,416│
├───┼─────┼──────┼──────┼──────┤
│ 2009 │ 1,682.77│ -1,961,219│ 32,386,412│ -26,327,692│
├───┼─────┼──────┼──────┼──────┤
│ 2008 │ 1,124.47│ 2,834,354│ -33,603,404│ 23,257,624│
└───┴─────┴──────┴──────┴──────┘

┌───┬─────┬──────┬──────┬──────┐
│ 연도 │ 코스닥 │개인│ 외국인 │기관│
├───┼─────┼──────┼──────┼──────┤
│ 2017 │798.42│ 668,282│ 3,128,160│ -1,795,840│
├───┼─────┼──────┼──────┼──────┤
│ 2016 │631.44│ 5,747,787│ 1,020,667│ -4,470,522│
├───┼─────┼──────┼──────┼──────┤
│ 2015 │682.35│ 2,378,844│-330,214│-237,721│
├───┼─────┼──────┼──────┼──────┤
│ 2014 │542.97│ 276,216│ 1,032,103│-204,269│
├───┼─────┼──────┼──────┼──────┤
│ 2013 │499.99│-621,292│ 1,802,778│-256,405│
├───┼─────┼──────┼──────┼──────┤
│ 2012 │496.32│ 1,191,670│ 60,194│-414,668│
├───┼─────┼──────┼──────┼──────┤
│ 2011 │500.18│ 713,895│ -1,426,107│ 1,326,772│
├───┼─────┼──────┼──────┼──────┤
│ 2010 │510.69│ 1,704,218│ 1,025,983│ -1,240,407│
├───┼─────┼──────┼──────┼──────┤
│ 2009 │513.57│ 2,453,774│-133,407│-901,494│
├───┼─────┼──────┼──────┼──────┤
│ 2008 │332.05│ 1,335,588│ -2,320,820│ 614,963│
└───┴─────┴──────┴──────┴──────┘
※자료제공=한국거래소, 코스콤
inishmor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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