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개월 딸 등 3남매 화마 비극…엄마는 취했고, 아빠는 게임 중

입력 2017-12-31 17:41   수정 2017-12-31 23:06

15개월 딸 등 3남매 화마 비극…엄마는 취했고, 아빠는 게임 중
사건 전후 술 취한 친모의 비정상적 행동 탓에 경찰 "진술 믿을 수 없다"

(광주=연합뉴스) 박철홍 정회성 기자 = 아파트 화재로 15개월 딸 등 삼 남매가 숨진 사건과 관련해 방화나 실화 여부를 떠나 부모의 행동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삼 남매를 내버려둔 채 집을 나가 술 취해 들어온 어머니와 피시방에서 게임 중이던 아버지의 행동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여론이 빗발치고 있다.



31일 광주 북부경찰서에 따르면 4살·2살·15개월 3남매가 숨진 아파트 화재 사건에서 어머니 A(22)씨는 "이불에 비벼 담뱃불을 꼈다"며 실화를 암시하는 진술을 했다.
그러나 실화 가능성을 암시하는 친모의 구체적인 진술에도 경찰이 방화 의심을 거두지 못하는 이유는 화재 당시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되는 행동 때문이다.
A씨는 화재 직후 어린 아들과 딸을 구하는 조치를 먼저 하지 않고, 베란다로 뛰쳐나가 남편에게 전화했다.
이 과정에서 잠을 자는 아이들 몸에 이불을 덮는 비정상적인 행동까지 했다 진술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A씨는 "아이들을 구하고 불을 끄려고 시도했다"고도 말했으나, 실제 그랬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사건 초기 '라면을 끓이려고 불을 올렸다'고 진술했다가 "술 취해 잘 못 기억한 것"이라고 진술을 번복한 것도 수상한 지점이다.
화재 직전 자살을 암시하는 문자와 통화를 남편과 한 것도 방화의 의심을 거둘 수 없게 하는 요인이다.
A씨는 화재 전후 수차례 밖에 나가 있던 남편과 통화를 시도했다.
불이 나기 전 7차례, 불이 났다고 1차례, 베란다에서 구조된 직후 1차례 등 모두 9차례의 통화를 하거나 시도한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특히 A씨는 전화 응대를 하지 않는 남편에게 카카오톡 대화도 3차례 했는데 '난 이 세상에 사라질 거야. 그리고 죽을 거야'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경찰은 남편 진술 결과 A씨가 이혼소송 과정에서 자주 죽겠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하며 자녀의 양육 문제 등을 두고 다퉈왔다고 설명했다.



A씨의 이런 비정상적인 행동은 술에 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A씨는 화재 전날 저녁인 30일 오후 7시 40분께 남편과 함께 삼 남매를 남겨두고 집을 나와 지인과 함께 술을 마셨다.
소주 9잔에 만취한 A씨는 동전노래방에서 4천원어치 노래까지 부른 뒤 택시를 타고 비틀거리며 귀가했다.
남편 B(21)씨는 아내가 집을 떠난 뒤 2시간 후쯤인 오후 9시 44분께 삼 남매를 보호자 없이 남겨 두고 피시방에 가 게임에 몰두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진술대로라면 A씨는 결국 술에 취한 채 홀로 귀가해 담뱃불을 이불에 비벼끄고 잠에서 깨 칭얼거리는 15개월 어린 딸을 안고 잠이 들었다가 불이 난 뒤에야 깨어난 것이다.
방화가 아닌 실수로 저지른 화재로 드러나더라도 부모들이 4세 이하 어린아이들만 집에 남겨두고 방치한 행위는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방화나 실화 여부가 수사결과 판명되면 단순 실화 대신 중과실 치사 혐의 등을 적용할 수 있는지 검토할 예정이다.
A씨와 B씨의 가족 중 일부는 "부모의 행동 탓에 어린아이들을 화마에 빼앗겼다"며 부모들의 행동을 비판하며 "경찰이 철저히 수사해 어린 원혼들을 달래줘야 한다"고 울부짖으며 비판하기도 했다.
31일 오전 2시 26분께 광주 북구 두암동 한 아파트 11층 주택에서 불이 나 한방에 자고 있던 4세·2세 남아, 15개월 여아 등 삼 남매가 숨지고 친모는 양팔과 다리에 화상을 입은 채 베란다에서 구조됐다.



pch80@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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