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델리=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인도에서 역사와 다르게 힌두 왕비와 이슬람 왕의 로맨스가 묘사됐다며 강경 힌두교도들의 거센 반발로 개봉하지 못한 사극 영화가 제목을 바꾸고 영화 내용이 역사와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안내하고서 개봉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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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인도 일간 힌두스탄타임스 등에 따르면 인도 영화등급위원회(CBFC)는 영화 '파드마바티'에 대해 상영 등급을 부여하기에 앞서 영화 제목을 '파드마바트'로 바꾸는 등 5가지 사항을 수정할 것을 제작사 측에 전날 요구했다.
CBFC는 제목 변경 외에 이 영화가 역사적 정확성을 담고 있지는 않다는 점과 남편이 죽으면 아내가 따라 죽던 '사티' 풍습을 미화하지 않는다는 점 등을 표시하고 영화상 일부 지명 등을 바꾸게 했다.
프라순 조시 CBFC 의장은 "이 영화가 파드마바티 왕비의 실제 이야기가 아닌 그의 삶을 허구적으로 다룬 16세기 서사시 '파드마파트'를 바탕으로 한 것임을 보여주기 위해 제목을 변경하라고 제안했다"면서 "이 영화를 둘러싼 우려와 복잡한 논란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조시 의장은 영화 제작자와 감독도 CBFC의 수정 제안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영화사가 CBFC의 제안대로 수정해 영화 상영등급 심의를 신청하면 이르면 다음 달 중 영화가 개봉할 것으로 예상된다.
19억 루피(318억 원) 예산으로 제작된 '파드마바티'는 14세기 인도 북부 라자스탄 주의 힌두 왕조 라지푸트의 파드마바티 왕비 이야기를 다룬 것으로, 그는 델리를 중심으로 한 투르크-아프간계 이슬람왕조인 술탄조의 알라우딘 킬리지 왕이 공격해 와 라지푸트 왕국이 패배하자 다른 여성들과 함께 자결한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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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애초 이달 1일 개봉할 예정이었으나 강경 힌두주의자들이 영화에 파드마바티와 킬리지의 로맨스를 암시하는 장면들이 담겼다며 역사 왜곡을 주장하면서 잇달아 시위를 열고 출연 여배우와 감독 등을 살해하겠다고 협박, 개봉이 무기한 연기됐다.
힌두민족주의 성향의 여당 인도국민당(BJP)의 하리아나 주 지역당 간부이자 사업가인 수라지 팔 아무는 영화의 주연 여배우인 디피카 파두콘과 감독인 산자이 릴라 반살리를 살해하는 이에게 1억 루피(약 17억 원)를 현상금으로 지급하겠다고 말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한편, 애초 이 영화에 반대했던 일부 단체는 이번 CBFC의 결정에 따라 일부 수정이 이뤄지더라도 반대 시위를 계속하겠다고 밝혀 실제 영화가 개봉하면 일부 강경 힌두 단체와 영화사, 극장 사이에 충돌이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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