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와 2018년은 처음이지"…종소리와 불꽃이 밝힌 새해

입력 2018-01-01 00:30   수정 2018-01-01 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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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와 2018년은 처음이지"…종소리와 불꽃이 밝힌 새해
종로 보신각·잠실 롯데월드타워 인근에 각각 10만여명 운집





(서울=연합뉴스) 현혜란 이효석 기자 = '댕, 댕, 댕, 댕…'. 서울 도심 한복판에 울려 퍼진 묵직한 33번의 종소리가 2018년의 문을 활짝 열었다.
헌정 사상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이 탄핵을 당하고, 조기 대선으로 정권교체가 이뤄지는 등 다사다난했던 2017년을 뒤로 한 채 시민 10만여명(경찰 추산)은 서울 종로구 보신각 인근에 모여 제야의 종소리를 들으며 새해를 맞았다.
영하 1도로 다소 추운 날씨였지만 보신각 일대는 타종행사가 시작되기 1시간 전부터 서로를 꼭 끌어안은 연인, 추위를 녹여보려 팔짱을 낀 친구들, 엄마·아빠 손을 잡고 나온 어린이들 등으로 발 디딜 틈없었다.
중년 남성들부터 롱 패딩 주머니에 손을 찔러넣은 학생들, 동남아시아·중국에서 온 관광객들까지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들뜬 표정으로 새해를 반겼다.





경기도에서 왔다는 부부 이재석(58)씨와 박숙자(58)씨는 "작년은 경제도 그랬지만 우리 집도 여러 사정 때문에 참 힘들었다"면서 "올해는 자식들 일이 더 잘 풀리고 경제적으로 안정돼 웃음을 되찾는 해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친구들과 보신각을 찾은 이모(32·여)씨는 "내년에는 자기계발 활동도 더 하고, 가족과 여행도 한 번 갈 수 있으면 좋겠다"면서 "조금 더 여유 있는 삶을 살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작년 한 해 '태극기집회'와 '촛불집회', 기성세대와 신세대, 남성과 여성 등 여러 집단으로 양분된 갈등이 많았던 점을 지적하며 올해는 '통합'을 이뤘으면 한다는 시민들도 있었다.
직장인 홍모(31·여)씨는 "여전히 서로 하고싶은 얘기를 벽에다 대고 하는 것 같은 작년이 아니었나 싶다"면서 "올해는 우리 사회가 서로 더 많이 얘기하고 공감하길 간절히 소망한다"고 말했다.
타종행사에는 시민 대표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와 '세월호 의인' 고(故) 김관홍 잠수사 아내 김혜연씨, '낙성대역 묻지마 폭행 사건 의인' 곽경배씨, 반려견 행동 전문가 강형욱씨, 모델 한현민군 등이 참여했다.
경찰은 만약의 상황에 대비해 이날 보신각 주변에 총 73개 중대(5천800여명)을 투입했고, 서울시는 시민의 귀가를 돕기 위해 지하철과 버스 막차 시간을 종착역 기준으로 다음날 새벽 2시까지 연장했다.
한편 보신각 인근에서는 친박(친박근혜)성향 시민단체 회원들이 수십명가량 모여 태극기를 흔들며 "대선 무효", "박근혜 전 대통령 무죄 석방"을 외쳤다. 시민들과 별다른 충돌은 없었다.


같은 시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와 잠실 석촌호수 일대도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밤 하늘을 수놓은 불꽃을 구경하러 나온 시민 10만여명(주최측 추산)으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국내 최고층 빌딩인 롯데월드타워의 층수에 맞춰 123초 전부터 카운트다운이 시작되자 시민들은 함께 온 연인, 친구, 가족의 손을 꼭 잡은 채 환호하기 시작했다.
카운트다운이 끝나자 시민들은 스마트폰으로 롯데월드타워 최정상 부에서 뿜어져 나오는 불꽃과 빌딩 곳곳에서 반짝이는 레이저 빛이 만들어 낸 한 폭의 그림을 화면에 담느라 분주했다.
한 손에는 핫팩을, 다른 한 손에는 스마트폰 보조배터리를 쥔 채 하늘을 바라보던 직장인 채모(32)씨는 "집에서 TV로 볼까 했는데 두 눈으로 직접 불꽃놀이를 보면 올해 목표인 금연을 이룰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나와봤다"며 웃었다.



매년 새해에 제야의 종소리를 들으러 보신각에 갔었다는 주부 서모(40)씨는 "집이 잠실이라 새해마다 강을 건너갔다 오는 게 은근히 귀찮았는데 이번에는 집 근처에서 이런 구경을 할 수 있어서 참 좋다"고 말했다.
이 행사를 위해 롯데월드타워는 1만5천여발의 불꽃과 2만6천여개의 LED(발광다이오드) 조명을 준비했으며, 건물 높이인 555m를 상징하는 555초 동안 불꽃 쇼를 진행했다.
이 밖에도 강남구청과 한국무역협회가 공동으로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에서 주최한 '새해맞이 카운트다운' 행사에도 시민 2만5천여명(주최측 추산)이 모여 신년을 맞았다.
runr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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