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경영인 체제 전환…'1호 사원' 이효율 신임 총괄CEO 선임
(서울=연합뉴스) 정빛나 기자 = '바른 먹거리'를 표방하며 33년간 풀무원을 이끈 남승우(66) 대표이사가 경영권을 가족이 아닌 전문경영인에게 승계하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풀무원은 남승우 전 총괄CEO가 지난해를 끝으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고 이효율(61) 신임 대표를 후임 총괄CEO로 선임했다고 1일 밝혔다.
이로써 풀무원은 1984년 창사 이래 33년간의 오너 경영시대를 마감하고 처음으로 전문경영인이 경영을 총괄하게 됐다.
남 전 총괄CEO는 창립 초기 직원 10여 명으로 시작한 풀무원을 직원 1만여 명에 연 매출 2조 원이 넘는 한국의 대표 식품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창사 이래 대표이사 사장을 맡아 온 그는 작년 3월 열린 주주총회 등을 통해 3년 전부터 만 65세가 되는 2017년이 되면 자식이 아닌 전문경영인에게 경영권을 승계하겠다고 공표해왔다.
이 계획에 따라 이효율 풀무원식품㈜ 대표가 작년 2월 ㈜풀무원의 각자 대표로 선임됐고 경영권 승계 프로세스에 따라 업무 인수인계를 받아왔다.
경영권을 내려놓은 남 전 총괄CEO는 풀무원 이사회 의장 역할을 하며 필요한 경우 경영에 대한 자문 역할을 할 예정이다.
전문경영인 체제는 전문지식과 경영비결을 가진 경영인이 자율적으로 기업 경영을 하고 성과와 실적에 책임을 지는 선진경영시스템이다.
그러나 국내 상장기업 가운데 경영권을 가족이 아닌 전문경영인에게 승계한 경우는 유한양행 등 일부 기업을 제외하고는 사례가 거의 없다.
이 신임 총괄CEO는 풀무원이 법인 설립을 하기 직전 해인 1983년 입사한 '1호 사원'으로, 34년 만에 최고경영자까지 오르게 됐다.
입사 후 마케팅팀장, 사업본부장, 영업본부장, 풀무원식품 마케팅본부장·COO(최고운영책임자), 푸드머스 대표이사, 풀무원식품 대표이사 등을 역임했다.
특히 그는 풀무원 초창기 국내 최초의 풀무원 포장 두부와 포장 콩나물을 전국 백화점과 슈퍼마켓에 입점시키며 '풀무원 브랜드'를 전국에 알리고, 식품대기업으로 성장하는 발판을 마련한 일등 공신이다.
1994년부터는 우동, 냉면, 라면, 스파게티 등 FRM(Fresh Ready Meal) 신제품 개발도 적극적으로 추진해 두부, 콩나물 위주였던 사업을 신선 가공식품으로 확장하기도 했다.
이 밖에 중국, 일본 시장 진출을 비롯해 미국 1위 두부 브랜드 '나소야'의 영업권을 인수해 북미 두부 시장 1위 자리를 확고히 하는 등 해외 사업 성과도 냈다.
이 총괄CEO는 취임 후 신년인사를 통해 "새로운 미래를 맞아 회사의 비전인 '글로벌 DP5(Defining Pulmuone 5조 원)'를 달성하기 위해 힘찬 도전에 나서자"며 "한국 식품산업의 위상을 빛내고 동남아와 유럽까지 진출하는 글로벌 전략을 마련해 글로벌 히든 챔피언, 글로벌 로하스기업으로 제2의 도약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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