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세계 최고 선수들을 보유한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는 지난해 4월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불참을 공식 선언했다.
그로부터 8개월여의 긴 시간이 흘렀지만, 조국을 대표해 올림픽 무대에 뛸 수 없게 된 NHL 선수들의 아쉬움은 여전했다.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미국 국가대표로 출전했던 NHL 뉴욕 레인저스의 수비수 케빈 섀튼커크는 1일(한국시간) ESPN과 인터뷰에서 "우리가 올림픽에서 뛸 수 있길 바랐다. 그럴 수 없다는 사실이 지금도 고통스럽다"고 말했다.
NHL 선수들은 1998년 일본 나가노부터 2014년 러시아 소치까지 동계올림픽에 모두 출전했지만,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은 불참한다.
불참 원인은 복합적이다. NHL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톱 스폰서 수준의 대우를 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IOC가 다른 종목과의 형평성을 들어 이를 거부하자 지난해 4월 불참을 공식 선언했다.
NHL과 IOC는 이후로도 자존심 대결을 벌이며 추가 협상에 나서지 않았다. 시장이 협소한 한국의 평창에서 올리는 올림픽 참가가 글로벌 시장 확대 측면에서 크게 실익이 없다고 판단한 NHL은 크게 미련을 두지 않았다.
대신 NHL 사무국은 선수노조에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 조건으로 2022년 만료되는 현행 단체 협약을 3년 더 연장하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선수노조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NHL 사무국은 6월 2017-2018 정규시즌 일정을 발표하며 협상의 여지를 없애버렸다.
NHL은 그러면서 리그의 스타 플레이어들은 물론 하부리그 격인 AHL과 ECHL 소속인 선수라 하더라도 NHL과 계약이 돼 있다면 평창 동계올림픽에 뛸 수 없도록 빗장을 단단히 걸어 잠갔다.
그 결과로 대표팀 구성에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국가가 바로 미국이다. 지난 시즌 신인왕인 오스틴 매튜스(토론토 메이플리프스), 잭 아이클(버펄로 세이버스) 등 젊고 재능 있는 미국의 신예 선수들은 첫 올림픽 출전이 무산됐다.
아이클은 "모든 선수가 그러하듯이 나도 어릴 때 올림픽에 출전하는 꿈을 꿨다"며 "그런데 갑자기 올림픽에 뛸 수 없게 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을 때, 받아들이기 어려웠다"고 했다.
그는 "올림픽은 4년에 한 번만 열린다. 선수들이라면 정말로 학수고대하는 무대지만, 우리는 올림픽에 나갈 방법을 찾지 못했다"며 아쉬워했다.
NHL 레인저스의 수비수 라이언 맥도나는 "올림픽이 시작하기 전까지는 많은 선수가 '내가 여기(NHL)가 아니라 저곳(평창)에 있었어야 했는데'라는 아쉬움을 안고 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NHL은 평창 동계올림픽에는 불참하지만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에는 상당한 관심을 보인다.
오는 10월이면 21살이 되는 아이클은 "베이징 올림픽에는 뛸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으로 아쉬움을 털어낼 수 있었다"며 "내가 아는 몇몇 선수들이 평창 동계올림픽 미국 국가대표팀에 선발되길 기원하고, 그들의 선전을 응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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