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개혁 꿈꿨던 유형원의 저술 엮은 '반계유고' 출간

입력 2018-01-02 09:00   수정 2018-01-02 09:55

국가 개혁 꿈꿨던 유형원의 저술 엮은 '반계유고' 출간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실학의 창시자', '실학의 비조(鼻祖)'로 평가받는 반계(磻溪) 유형원(1622∼1673)의 시문을 모은 책이 출간됐다.
출판사 창비는 현대에 발굴된 유형원의 저술인 '반계잡고'(磻溪雜藁), '반계일고'(磻溪逸稿)를 중심으로 반계의 다양한 글을 편집한 뒤 번역한 '반계유고'를 펴냈다.
반계는 서울에서 태어난 양반인 경화사족이었으나, 벼슬을 포기하고 전북 부안으로 내려가 저술 활동에 몰두한 인물이다.
그의 대표작인 '반계수록'(磻溪隨錄)은 국가 운영 체제의 개혁안을 담은 서적으로, 반계 사후에 문신 양득중이 추천해 경상도 감영에서 간행됐다. 반계의 후학인 성호 이익은 적폐가 쌓여가는 국정을 바로잡을 약초로 반계수록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반계수록 이외의 글로 구성된 6권짜리 문집인 '반계선생유집서'(磻溪先生遺集序)는 실종된 상태다. 이번에 나온 반계유고는 완벽하지는 않지만, 현대에 일부를 복원한 반계의 문집인 셈이다.
반계유고는 3부로 구성됐다. 1부에는 반계의 시 182편을 수록했고, 2부에는 반계가 역사·지리·철학 등 여러 방면에 대해 쓴 산문이 실렸다. 마지막 3부에는 반계의 동료와 후학, 정조 임금이 그를 기억하고 기리며 집필한 각종 기록이 담겼다.
반계가 개혁을 꿈꾼 이유는 반계수록 후기에 나와 있다. 그는 "이적(夷狄)이 중화를 침몰시키는 데까지 이르렀다"며 "우리나라에 있어서는 적폐를 그대로 두고 바꾸지 못한 것이 많았던 데다가 쇠약함이 누적돼 드디어 큰 치욕을 입게 됐다"고 설명했다.
명나라가 망하고 만주족이 세운 청나라가 흥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세상이 잘못돼 가고 있다고 여긴 것이다.
학술 연구 모임인 익선재 강독회와 함께 반계유고의 번역을 맡은 임형택 성균관대 명예교수는 해설에서 "반계의 논리는 노론이 주도한 존명반청과 외형상 다르지 않다"면서도 "반계는 당면한 상황을 체제 위기를 넘어서 문명적 위기로 판단한 나머지 근본적 대응책으로 반계수록을 저술했다"고 평가했다.
임 명예교수는 "반계유고는 반계수록과 상보적인 성격을 지닌 책"이라며 "반계의 문집을 아울러 고려하지 않은 반계수록의 연구 고찰은 한계가 없지 않다"고 강조했다.
720쪽. 3만5천원.
psh5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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