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측과 교류' 활발…MB도 직접 목소리 내며 '공조설' 무게
김성태 "사실 안 밝히면 여권 감당할 수 없을 것" 공세
(서울=연합뉴스) 류지복 배영경 이슬기 기자 = 자유한국당이 연일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의 아랍에미리트(UAE) 방문 '의혹'에 대한 공세를 펼치는 가운데 최근 부쩍 활발해진 한국당 인사들, 특히 옛 친이(친이명박)계와 이명박(MB) 전 대통령과의 교류에도 눈길이 쏠린다.
일각에선 한국당이 '사실을 말하지 않으면 여권이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고까지 으름장을 놓는 배경에는 이 전 대통령과 모종의 교감이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한국당의 UAE 의혹 총공세와 관련해 이 전 대통령이 일정 부분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까지 나온다.
실제 여권의 한 관계자는 2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UAE를 둘러싼 논란의 일정 부분을 MB 측에서 흘리고 있는 게 아니겠느냐"라고 말했다.
현재 한국당은 김성태 원내대표가 중심이 돼 UAE 의혹을 적극적으로 제기하는 동시에 국회 차원의 국정조사를 추진하고 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새해 첫 최고위원회의에서도 UAE 의혹을 다시 꺼내 들었다.
그는 "'사실을 말하면 한국당이 반박할 수 있겠느냐' 이런 발언은 야당이 아닌 국민을 향한 협박과 공갈"이라며 "사실을 말하지 않으면 민주당 정권이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를 것"이라고 맞불을 놨다.
그러면서 "진실 규명을 위한 야권 공조와 함께 국민에게 진실을 한낱 숨김없이 밝힐 국정조사를 집권당인 민주당도 하루속히 수용해달라"고 압박했다.
국회 외교통일위 소속인 정양석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외교부의 지난해 하반기 문서수발대장을 열람한 결과 해군본부 정보작전참모부장과 합동참모본부 군사지원본부장이 지난해 11~12월 잇따라 UAE를 찾았다"면서 "문재인 정부에서 원전과 함께 사실상 패키지로 들어간 아크 부대에 자꾸 손을 대려고 하면서 군사협력에 문제가 생기자 군 고위 인사들이 잇따라 UAE를 찾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정치권에서는 한국당 입장에서 신뢰할 만한 정보가 없었다면 이 같은 대응에 나서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으며, 이에 따라 관심은 자연스럽게 정보의 출처에 모이고 있다.
최근 한국당 인사들과 이 전 대통령과의 교류가 활발해진 대목에 이목이 쏠리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한 핵심 당직자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홍준표 대표는 아직 이 전 대통령을 만나지 않았으나 김 원내대표가 최근 만났다"고 전했다.
이 자리에서 양측이 나눈 대화가 공개되지는 않고 있지만, 한국당 원내사령탑이자 당내 핵심 '주포'로서 UAE 의혹을 거론해 온 김 원내대표와 대통령 재임 시절 UAE 원전 수주를 직접 이끈 이 전 대통령이 관련 문제를 논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많다.
또 전날에는 이 전 대통령의 강남구 논현동 자택에서 열린 신년하례회에 정진석·박순자·이은재 의원 등 한국당 의원들을 비롯한 친이계 인사 60여 명이 집결했다.
앞서 이 전 대통령의 생일·결혼기념일·대통령 당선일이 겹친 '트리플데이'를 하루 앞둔 지난달 18일에도 친이계 인사 4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송년 모임이 열렸다.
이런 회동은 연말연시의 연례적 행사 성격이 있긴 하지만, UAE 의혹 국면이라는 시의성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이 전 대통령의 '입'과 '행보'에 관심이 집중됐다.
특히 이 전 대통령이 이 문제에 대해 직접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점도 한국당과의 공조설에 무게를 더하는 요인이다.
이 전 대통령은 전날 신년하례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임 실장의 UAE 방문에 대해 "급한 일이 있으니 간 것이겠지. 내가 이야기하면 폭로여서 이야기할 수 없다"며 "문재인 정부가 정신을 차리고 수습한다고 하니 잘 정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ykb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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