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저도 과학은 어렵습니다만·외교의 거장들

입력 2018-01-02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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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저도 과학은 어렵습니다만·외교의 거장들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 저도 과학이 어렵습니다만 = 이정모 지음.
이정모 서울시립과학관 관장이 쓴 흥미진진한 과학 에세이.
책은 세균, 방귀 등 일상의 것들을 통해 과학 지식이 어떻게 삶의 균형과 맞닿아 있는지를 보여주는 1부와 태극기 집회 등 사회 이슈를 통해 과학적 태도의 중요성을 알려주는 2부, 4대강 사업 등을 짚으며 잘못된 지식을 바로잡는 3부 등으로 구성됐다.
그는 에어컨이 고장 났다고 불평한 직원을 '미꾸라지'로 취급한 기업 대표의 발언을 보면서 "미꾸라지가 흙탕물을 일으키지 않으면 웅덩이 바닥은 썩는다. 그 직원은 조직이 썩지 않도록 밑바닥 산소를 공급하는 존재일지도 모른다"고 일갈한다.
12층 아파트에도 수맥이 흐른다고 주장하는 어머니의 일화에서 출발한 에세이에서는 의심이나 질문 없이 이상한 것을 일단 믿고보는 사람들의 태도를 비판한다.
이 관장이 생각하는 진정한 과학관의 모습도 솔깃하다. 숨바꼭질이 재미있는 이유는 아무리 숨어도 결국은 들키기 때문이듯이, 과학도 '실패'가 있기에 즐거울 수 있다. 그래서 과학관은 "찬란한 과학 업적들을 보고 감탄하는 곳"만이 아닌, "과학을 직접 해보고 실패하는 곳"이어야 한다는 게 이 관장의 주장이다.
바틀비. 288쪽. 1만5천 원.
▲ 외교의 거장들 = 안문석 지음.
저자인 안문석 전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동북아 국제질서를 집중적으로 연구하면서 '북한 현대사 산책' '김정은의 고민' '북한이 필요한 미국, 미국이 필요한 한국' 등 관련 저작도 꾸준히 펴냈다.
신간의 주인공은 19세기 초부터 20세기 말까지 세계 외교사에서 두드러진 족적을 남긴 10명이다.
19세기 초 나폴레옹 전쟁을 정리하고자 열린 빈 회의 의장을 맡았던 클레멘스 폰 메테르니히 오스트리아 총리는 수십 개국의 이해관계를 능숙하게 조율해 냈다.
청 말기 재상이었던 이홍장(李鴻章)은 서구 열강들이 밀고 들어오는 상황에서도 기울어가는 국가를 외교로 지탱해보려고 진력했다.
국제법과 국제기구를 통해 전쟁을 예방하고 평화를 유지해야 한다는 앞선 사고로 국제연맹을 창설한 미국 대통령 우드로 윌슨 또한 외교 '거장' 중 한 사람이다.
세계 질서의 흐름을 정확히 읽고 독일 통일을 현실로 만드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한 한스 디트리히 겐셔 전 독일 외교장관은 가장 근래에 목격한 거장이라고 저자는 평가한다.
저자는 메트리니히, 영국의 윈스턴 처칠 등이 고수했던 지나친 보수주의나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의 과도한 국익 중심주의 등 이들이 비판받아야 할 부분도 많지만, 이들의 외교 전략은 우리가 되새길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인물과사상사. 356쪽. 1만6천 원.
air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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