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사법부, 공공기물·건물 손괴 행위 엄단 지시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민생고로 촉발된 이란 반정부·반기득권 시위가 닷새째인 1일(현지시간) 밤에도 중소도시를 중심으로 이어졌다.
이란 국영방송은 1일 밤 시위 도중 이란 중부 이스파한 주(州)에서만 9명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가 사실이라면 닷새간 시위 과정에서 발생한 사망자 수가 최소 20명이 된다.
보도에 따르면 이스파한 주의 가흐다리전 지역에서 일부 시위대가 총을 탈취하려고 경찰서를 공격하려다 충돌이 발생해 6명이 사망했다.
또 이스파한 주 호메이니샤흐르 지역에서도 11세 소년과 20세 남성이 숨지고, 사냥총에 맞은 경찰관 1명이 나자프아바드에서 숨졌다.
국영방송은 이들 시위대를 '폭도'라고 표현했다.
수도 테헤란에서는 산발적인 가두시위가 벌어졌지만 경찰이 바로 해산시켰다. 테헤란 시내 곳곳엔 무장한 군경이 배치돼 삼엄한 경계를 펴고 있다.
일부 현지 언론은 1일 밤 약 40곳에서 시위가 벌어졌다고 보도했다.
이란 ILNA통신은 테헤란 주 부지사를 인용해 지난 사흘간 테헤란에서만 시위 가담자 450여명을 검거했다고 보도했다.
이란 사법부 수장 아야톨리 사데그 아몰리 라리자니는 2일 시위 도중 공공 기물을 손괴한 폭도를 매우 엄중하게 대처하라고 검찰청에 지시했다. 이란은 검찰청이 법무부 산하가 아니라 사법부에 속한다.
라리자니는 "모스크, 은행, 관공서를 공격하는 파괴 행위를 묵과하지 않겠다"면서 "시위를 틈탄 기회주의자들이 혼돈을 조장하고 국가의 재산을 훼손하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이란 혁명법원장인 모사 가잔파라바디는 보수 언론 타스님뉴스에 2일 "시위에서 검거된 자들은 '모하레베'(알라의 적, 이슬람을 부정하는 죄)로 기소될 수 있다"면서 "모하레베의 최고형은 사형이다"라고 경고했다.
일부 도시에서는 최고지도자와 정부를 찬성하는 '맞불' 성격의 집회도 열렸다고 이란 국영방송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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