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연정 기자 = 무술년(戊戌年) 새해를 맞아 대형 건설사의 최고경영자(CEO)들은 한 목소리로 위기극복을 위한 변화와 혁신을 강조했다.
건설업계는 국내 주택시장 규제 강화와 SOC(사회간접자본) 예산 축소, 해외 건설시장의 어려움 등으로 올 한 해도 지난해에 이어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했다.
현대건설 정수현 사장은 2일 신년사에서 "올해와 내년이 국내 건설산업의 암흑기가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상한다"며 "지난 수년간 하향곡선을 이어왔던 것을 생각해볼 때 단기 실적 개선을 당면목표로 삼고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사장은 "출발 선상에 서 있는 우리 모두가 무엇보다도 먼저 회복했으면 하는 것은 현대건설의 '혼(魂)'"이라며 "선배들의 혼과 정신을 다시 한 번 발전적으로 계승해 우리만의 저력을 발휘하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GS건설 임병용 사장은 신년사를 통해 "현재의 시장 상황은 쉽지 않지만 우리의 경쟁력으로 해볼만하다"면서 '안정, 준법, 변화'를 올해 키워드로 제시하고 이를 바탕으로 경쟁력을 키우자고 주문했다.
임 사장은 "변화가 필요 없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변화하려면 노력과 고통이 따르게 돼 있고, 헌신과 모험이 필요하다"며 "그렇게 하지 않으면 우리는 생존할 수 없다는 것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포스코건설 한찬건 사장은 신년사에서 "올해는 향후 10년간의 미래 먹거리를 책임질 '글로벌 시장에서의 차별적 경쟁우위' 확보가 중요하다"며 "전통적 건설업의 한계를 극복하고 안정적 성장 기반을 마련할 수 있는 0&M(운영) 비즈니스를 본격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K건설 조기행 부회장은 "올해를 사업과 연계된 사회적 가치 창출의 원년으로 삼을 것"이라며 "올해부터는 모든 조직과 구성원이 사회적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제품과 사업 모델을 만들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지난해 건설현장에서 각종 사건·사고가 잇따랐던 만큼 '안전'도 신년사의 주요 화두였다.
GS건설 임 사장은 "기업이 영리를 추구하는 것은 상식적이고 사회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방법에 의해 이뤄져야 한다"며 "기업 활동 가운데 사람의 생명이나 신체의 피해를 주어 희생자가 나오는 일이 발생해선 안 된다. 특히 안전은 제가 처음 CEO가 되면서 가장 첫 번째로 강조한 것"이라며 각별히 신경 쓸 것을 당부했다.
현대건설 정 사장은 "우리는 지난 연말, 연이어 발생한 비극적인 안전사고들을 안타깝게 지켜본 바 있다"며 "철저한 안전의식과 투명한 윤리의식은 기업의 지속성장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요소"라고 말했다.
대림산업 이해욱 부회장도 "현장안전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절대적인 가치임을 전 임직원이 명심하고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달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또 "협력업체가 손실이 나고 어려움에 빠지면 그 프로젝트는 성공할 수 없다"며 "각 현장에서 협력업체를 수행의 파트너로 존중하고 그들의 아이디어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협력업체와의 '상생'을 강조했다.
이밖에 올해 대형 이슈가 있는 건설사들은 당면 과제를 성공적으로 마쳐 한 단계 도약할 것을 다짐했다.
대우건설 송문선 대표이사는 현재 진행 중인 기업 인수합병(M&A)과 관련, "머지않아 M&A 결과가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며 "대우건설이 가진 경쟁력을 극대화해 장기적인 성과와 발전을 기약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HDC현대산업개발 김대철 사장은 "HDC그룹의 지주회사 체제 전환이라는 새로운 도전이 기다리고 있다"며 "우량 실적을 넘어 더 큰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훌륭한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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