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510명 방화 혐의로 체포해 조사 중…14만명 병력 투입에도 역부족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프랑스 전역에서 세밑에 1천 대가 넘는 차량이 방화로 불에 탔다.
프랑슨 정부는 이번 연말연시에도 10만 명이 넘는 대규모 군경을 투입했지만, 빈민가 청소년들의 일탈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2일(현지시간) 프랑스 내무부에 따르면 작년 12월 31일 저녁부터 올해 1월 1일 아침 사이에 전국에서 1천31대의 차량이 불탔다. 프랑스 경찰은 이와 관련해 510명을 방화 혐의로 체포해 조사 중이다.
세밑에 거리나 공용 주차장에 세워진 차량에 불을 지르고 달아나는 행위는 프랑스에서는 거의 '연례행사'처럼 일어나고 있다. 대도시의 빈민가 청소년들이 새해를 맞이하며 거리로 몰려나와 불꽃놀이 등을 하다가 차량에 대한 무차별 방화로 이어간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세밑 방화 피해 차량은 작년 935대에서 올해 1천31대로 100대 가량 늘었고, 체포된 인원도 작년 456명에서 올해 510명으로 증가했다.
파리 근교도시인 샹피니 쉬르 마른에서는 연말 새해맞이를 하던 청소년들이 안전을 통제하는 경찰관들을 집단으로 구타해 2명의 경찰이 다치기도 했다.
프랑스에서 새해를 맞으며 거리의 차량에 불을 지르고 달아나는 행위는 1990년 초반 프랑스 동북부의 대도시 스트라스부르의 외곽 빈민가에서 시작돼 프랑스 전역으로 급속도로 퍼졌다.
사회심리 전문가들은 이런 행위를 대도시 빈민가 청소년들의 사회에 대한 반항심과 일탈 욕구의 분출구로 보고 있다.
프랑스국립형사정책연구소(INHESJ)의 크리스토프 슐츠 박사는 일간 르파리지앵에 "차량 방화는 대도시의 폭력시위나 경찰에 대한 적개심의 표출로 나타나는데 빈민가 청소년들에게는 삶의 무료함을 깨뜨리는 일종의 '게임'이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프랑스 정부는 이번 연말연시에도 도심과 주요 시설에 군경 14만 명을 배치하는 등 범죄예방에 각별히 신경을 썼지만, 예견된 연쇄 차량 방화를 막아내지는 못했다.
프랑스는 2015년 11월 130명이 숨진 파리 연쇄테러 이후 주요 국경일과 국가행사에 대규모 병력을 투입해왔다.
제라르 콜롱 내무장관은 폭력·방화 사태에 대해 유감을 표하면서도 "대부분의 시민은 평화적인 방식으로 새해를 맞았다"고 말했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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