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쿠르드 문제 러시아에 끌려가지 않겠다는 메시지" 분석
터키 언론 "러, 터키 반대에도 계획 강행할 수도"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터키 대통령에 이어 외교장관도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 퇴진론을 다시 꺼냈다.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교장관은 2일(현지시간) 독일 dpa통신과 인터뷰에서 "아사드 정권은 시리아 과도체제에서도 머물러서는 안 되며, 퇴진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 입장"이라고 밝혔다.
차우쇼을루 장관은 "아사드는 시리아를 통합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시리아내전에서 반군을 지원한 터키는 2016년까지 정치적 해법의 전제조건으로 아사드 대통령의 선제 퇴진을 요구했으나 시리아군이 확실한 승기를 잡은 작년 초부터는 아사드 거취에 관한 직접적인 언급을 삼갔다.
특히 터키가 러시아 주도의 아스타나 회담에 이란과 함께 '보증국'으로 동참한 후로는 사실상 아사드를 수용하는 것으로 비춰졌다.
러시아는 이달말 소치에서 열릴 '시리아 국민대화 대표자회의'에서 아사드 거취는 의제가 아니라고 못박았다.
따라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지난달 말 아프리카 순방에서 돌연 "아사드는 테러분자"라며 "그와 계속 가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공개 발언해 그 배경에 의문을 불러일으켰다.
에르도안 대통령에 이어 이날 차우쇼을루 장관도 아사드를 과도체재에서 배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신문 뉴욕타임스(NYT)는 터키가 아사드 퇴진론을 다시 꺼낸 의도가 그의 거취 자체에 목적이 있기보다는 향후 시리아 협상에서 끌려가지 않을 것이라는 대(對)러시아 메시지라고 최근 분석했다.
터키가 수용할 수 없는 방향으로 협상이 진행된다면 언제든 아사드의 거취를 명분삼아 합의를 거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쿠르드 분리주의 세력을 시리아 과도체제 논의에 참여시키는 것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신문은 해석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의 아사드 퇴진론 직후 러시아 외교부 대변인은 "그런 평가는 법적 기초가 없고, 근거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터키 일간 휘리예트는 2일(현지시간) 기명 칼럼에서 러시아 외교부의 반응을 가리키며 "에르도안 대통령의 전략이 터키를 시리아 협상에서 들러리로 만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차우쇼을루 장관은 이번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S-400 방공미사일 도입계약에 기술 이전 조건은 구체적으로 명시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차우쇼을루 장관은 "러시아는 공동 생산을 하고 기술이전도 할 것이라는 원론적 얘기를 했다"면서도 "이 문제는 그러나 중장기 협상 과제"라고 말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이면서 러시아 방공미사일을 도입한 이유에 관해선 "러시아가 가장 좋은 조건을 제시했기 때문에 S-400으로 결정했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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