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이란 반정부 시위 지도자 "시위 중 폭력 우려"

입력 2018-01-03 05:41  

2009년 이란 반정부 시위 지도자 "시위 중 폭력 우려"
개혁파 '상징 인물' 하타미 전 대통령 측 평화 시위 촉구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모하마드 하타미 이란 전 대통령이 이끄는 이란 내 진보 성향 종교 인사의 모임인 '마즈마에 로하니연 모바레즈'(싸우는 성직자 연합)는 수일간 이어진 시위와 관련, 폭력 행위를 우려한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2일(현지시간) 낸 성명에서 "민생고를 겪는 이란 국민이 평화롭게 요구하고 저항할 권리가 있다는 점은 자명하다"면서도 "최근 며칠간 기회주의자들과 문제를 일으키려는 이들이 불안을 조장하고 관공서를 파괴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들은 폭력을 행사해 평화적 시위를 악용해 성스러운 종교적, 국가적 가치를 모욕했다"면서 "닷새간 이어진 시위에서 나타난 폭력은 이란의 적들(미국, 이스라엘)에게 도움이 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미국을 필두로 한 이란의 적들은 분란을 일으키는 자들과 폭력 행위를 부추겼다"고 주장했다.
하타미 전 대통령 측은 과격 시위로 자신들이 지지하는 하산 로하니 정부의 개혁 정책이 자칫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보고 이런 성명을 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전 정부보다 인권과 자유를 강조하는 로하니 정부가 시위를 진압하려고 물리력을 동원해 강경 진압을 택한다면 정당성에 타격을 입을 수 있어서다.
1997∼2005년 대통령을 역임한 하타미는 로하니 대통령(2013년 취임) 이전까지 1979년 이란 이슬람혁명 이후 선출된 대통령 가운데 가장 개혁적이고 친서방 정책을 폈다고 평가받는 정치인이다.
2009년 대통령 선거에서 강경 보수파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당시 대통령의 재선을 막기 위해 후보로 출마했으나, 다른 개혁파 후보였던 미르-호세인 무사비를 지지하면서 사퇴했다.
이 선거에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이 승리하자, 개혁 진영에서는 부정선거라면서 선거 결과에 불복해 대학생을 중심으로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벌였다. 이란 정부는 이를 강경하게 진압했다.
지난달 28일부터 이어지는 이례적인 시위가 2009년과 비교되고 있으나, 개혁과 보수 진영으로 선명히 나뉜 2009년에 비해 이번엔 정치적 지향이 제각각이고 요구가 다양하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다.
당시엔 강경 보수 정권에 대한 반대와 부정선거라는 정치적 사안이 동기였다면, 이번 시위는 민생고가 촉발점이라는 점도 다르다.
2009년엔 보수 정부에 대한 개혁파의 저항이었고, 중도·개혁 정부인 현재는 보수 진영은 정부의 경제 정책 실패를 규탄하는 반면 개혁 진영은 보수 군부와 종교계에 그 책임을 돌리는 분위기다.
더 많은 자유와 통치 체제 변화를 요구하는 이들의 시위도 벌어지고 있다.
시위 참가자가 다층적인만큼 이번 시위는 지도적 인물이 없다는 점도 2009년과 다르다.
하타미 전 대통령은 이 반정부 시위를 이끈 주요 지도자 중 하나였다는 이유로 2010년부터 가택연금 중이다.
외부 활동과 언론 노출이 금지됐지만 이란 개혁진영의 상징적인 인물로 여전히 대중에 영향력이 높고, 2013년 대선에서 로하니 대통령의 당선에 기여하기도 했다.
hska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