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관 권한대행 "취약점을 알아야 대책 수립할 수 있어"
(대전=연합뉴스) 한종구 기자 = 대전시가 드라이비트 공법을 활용한 건물이 얼마나 있는지 전수조사에 나선다.
또 목욕탕 같은 다중이용시설의 비상구도 집중 점검한다.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를 계기로 드라이비트 건물 현황을 파악해 별도로 관리하겠다는 의지다.
이재관 대전시장 권한대행은 3일 오전 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건물의 취약점을 알아야 그에 맞는 대책을 수립할 수 있다"며 "드라이비트 공법으로 지어진 건물을 전수조사해 카드로 관리하자"고 제안했다.
이 권한대행은 이어 "목욕탕 등 다중이용시설 비상구도 함께 점검해 달라"며 "셀프 점검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샘플 조사를 통해 개선될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당부했다.
2015년 130명의 사상자를 낸 경기도 의정부 대봉그린아파트 화재와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는 필로티 구조와 드라이비트 공법 탓에 불이 순식간에 번져 피해가 커졌다는 공통점이 있다.
드라이비트는 건물 외벽에 스티로폼 등 상대적으로 불에 타기 쉬운 가연성 소재를 붙인 뒤 석고나 시멘트 등을 덧붙이는 마감 방식이다.
단열성이 뛰어나고 공사 기간을 단축할 수 있어 널리 사용됐으나 스티로폼 부분에 불이 붙으면 상층부로 쉽게 번지는 데다 많은 양의 연기와 유독가스를 내뿜어 인명 피해를 키울 수 있다.
제천과 의정부 화재 모두 필로티 구조의 건물 1층 주차장에서 시작된 불이 외벽을 타고 삽시간에 위층으로 번졌다.
정부가 2015년부터 6층 이상 필로티 건물에 대해 드라이비트 외장재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법을 개정했지만, 이전 건축물에 대해서는 손을 쓰기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의 경우 목욕탕 비상구에 적재물을 쌓아 놓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전소방본부 관계자는 "지역에 드라이비트 공법으로 지어진 건물이 7천200개 정도로 알려졌지만, 실제 조사에 들어가면 그보다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전수조사를 통해 화재 취약 건물을 선별하겠다"고 말했다.
또 "피난·방화시설 유지 관리가 제대로 되는지, 비상계단에 물건을 쌓아두지는 않았는지, 정전을 대비한 유도등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등도 확인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j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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