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달러 가치가 올해 첫 거래일인 2일(현지시간) 3개월여 만에 최저로 떨어지며 지난해에 이어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반면 달러와 함께 대표적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은 달러 약세에 힘입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유로·엔 등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의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이날 전장 대비 0.2% 내린 91.80에 거래돼 지난해 9월 이후 가장 낮아졌다.
달러 인덱스는 지난해 9.9% 하락하며 2003년 이후 최악의 성적을 기록한 바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상과 미국 세제개혁안의 시행에도 달러가 강세를 보이지 못하는 데에는 다양한 해석이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연준의 금리 정책이 급격하게 변화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가 달러 가치를 끌어내리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또 세제개혁안이 실제로 미국경제를 부양할지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는 상태에서 유럽중앙은행(ECB) 등이 양적 완화 축소에 나설 가능성이 커지면서 달러 약세가 올해 내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반면 유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유로/달러 환율은 이날 전 거래일 대비 0.2% 오른 1.2030달러에 거래됐다.
유로화 가치는 지난해 1년간 ECB의 양적 완화 정책과 최저수준의 금리, 유로존의 강한 성장세에 힘입어 14% 상승한 바 있다.
위안화도 연초부터 강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 산하 외환교역센터는 3일 달러 대비 위안화 기준환율을 전날보다 0.24% 내린 6.4920위안으로 고시했다.
이는 작년 5월 이후 1년 8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위안화 환율이 내렸다는 것은 그만큼 가치가 올랐다는 의미다.
달러 약세의 최대 수혜는 또다른 안전자산인 금이 누리고 있다.
2일 뉴욕상품거래소에서 2월물 금값은 전날보다 온스당 6.80달러(0.50%) 오른 1,316.1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14%나 올랐던 금값이 지난해 9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하며 올해도 강세가 이어질 것을 예고했다.
금값 상승은 달러 약세가 뒷받침하고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금과 같은 원자재는 주로 달러로 거래되기 때문에 보통 달러 가치가 떨어지면 표시 가격이 오르면서 가치가 상승한다. 또 투자 자금도 달러에서 원자재시장으로 이동하면서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다.
이에 따라 금값 랠리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속속 제기되고 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금은 연준이 금리를 인상하면 금리에 수익률이 연동되는 미 국채 등에 밀리는 양상을 모였다.
하지만 북한과 이란 등 세계 정치의 불안요소가 급증하고, 연준이 금리 인상에 신중하게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대두하면서 금값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고공행진을 이어갈 것이라는 업계의 대체적 평가다.
슈뢰더 자산운용의 마크 레이시는 WSJ에 "금이 올해 원자재시장에서 최고의 스타가 될 가능성이 있다"며 운용펀드에서 금의 비중을 높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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