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창고·방앗간·동굴…평창 곳곳에 스민 미디어아트

입력 2018-01-03 17:05   수정 2018-01-03 17:31

감자창고·방앗간·동굴…평창 곳곳에 스민 미디어아트
평창올림픽 맞춰 27팀 미디어아트 전시…문준용 씨도 출품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감자창고, 방앗간, 동굴…….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을 일주일 앞둔 다음 달 2일부터 다채로운 미디어아트 작품들이 전시될 강원도 평창의 공간들이다.
기획사 휴로인터랙티브가 마련한 '평창(平窓): 창밖의 평화' 전에는 국내외 27개 팀의 미디어아트 작가들이 참여한다.
이번 전시는 비디오아트에 포함되는 싱글채널 비디오, 다채널 비디오, 비디오 설치, 비디오 조각 작품뿐 아니라 인터랙티브 아트,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 여러 장르를 망라한다.
장원철 휴로인터랙티브 대표이사는 3일 서울 중구의 한 호텔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미디어아트를 특별히 다룬 것은 사람들이 예술 작품을 통해 실시간으로 소통하고 체험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는 서로 자동차로 10~15분 정도 거리의 6개 공간에서 진행된다.
씨감자 포대들이 여전히 쌓여 있다는 봉평면 감자창고에는 습도를 고려해 싱글채널 비디오 작업들을 주로 배치했다.
평창역에서 차로 1분 거리에 있는 200평 규모의 용평면 저온저장고에서는 상대적으로 습도, 온도에 더 예민한 인터랙티브 작업들을 감상할 수 있다.
한때 김치저장고로 쓰였던 이곳에서 전시하는 20명 작가 중에는 문재인 대통령 아들인 작가 문준용도 있다. 문 작가는 지난해 서울 금호미술관에서도 선보였던 인터랙티브 작품을 내놓았다. 사람이 영상 앞에서 제스처를 취하는 식으로 비행물체를 조종하는 작품이다.
'메밀꽃 필 무렵'의 이효석 작품의 배경을 재현한 봉평면 물레방앗간에는 싱글채널 비디오와 사진 작업이 배치됐다. 영동고속도로 개통을 비롯해 강원도의 변화상을 담은 작품이다.
이재형 작가의 '평창의 얼굴'처럼 평창 군민들의 참여를 통해 완성된 작품도 이번 전시에서 만나볼 수 있다.
중국, 독일, 일본, 스웨덴 등에 걸친 해외 작가 중에서는 2013년 베니스비엔날레 중국 대표로 참가했던 쟝 샤오타오의 이름이 눈에 띈다.
같은 평창군이지만 올림픽 경기가 직접 열리지 않기에 상대적으로 소외될 수밖에 없는 6개 면 중에서 3개 면에 작품들이 전시된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김창겸 예술감독은 "평창이 동계올림픽 때문에 지금은 많이 주목받고 있지만, 그 이후에는 그 조명이 꺼지고 슬럼화가 될 수 있다"라면서 "(이를 막기 위해) 문화가 그 안으로 스며들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고 강조했다.
미디어아트 프로젝트는 같은 달 28일까지. 문의 ☎ 070-7854-0034.
air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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