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지난해 글로벌 주식시장은 거의 모두 상승세로 마감했다.
한마디로 말해 러시아 빼고 다 올랐다고 할 정도로 고른 상승세를 보였으며 평균 상승률도 20%대를 웃돌았다. 한국 주식시장도 박스피를 돌파하면서 역대 최고치를 돌파했다.
하지만 피부로 느끼는 체감지수는 다르다. 예를 들어 미국 등 선진 주식시장은 2013년부터 역대 최고치를 돌파하면서 주가가 많이 비싸졌다.
주가를 예측하는 방법 중 많이 사용하는 주가수익비율(PER)을 기준으로 할 때 PER 18∼19배에 달한다. 역대 가장 높은 수준이다.
신흥시장도 14∼15배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데, 이 역시 역대 최고치다. 한마디로 말해 기업이 벌어들이는 이익에 비해 주가가 지나치게 비싸졌다.
그런데 한국만 그렇지 않다. PER 8∼9배 수준이다. 한국도 지난해 주가가 많이 오르긴 했지만 2017년에만 기업 이익이 50% 이상 늘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익 대비 주가 수준은 글로벌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낮은 편이다.
그래서 한국주식을 이야기할 때 단골 메뉴처럼 들어가는 것이 "밸류에이션이 싸다. 그래서 더 오를 수 있다"이다.
뭔가 이상하다. 한국 주식시장은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신흥시장 주식 대비 밸류에이션(평가가치)이 20∼25% 정도 디스카운트돼 거래됐지만, 최근에는 그 폭이 40%에 육박할 정도로 벌어졌다.
참고로 한국주식이 다른 나라와 비교해 디스카운트 되는 이유로는 지정학적 위험, 낮은 배당, 기업 이익의 높은 변동성 등이 지적됐다. 중요한 것은 이런 말들이 새로운 이야기는 아닌데 디스카운트 폭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막연히 싸다는 논리는 이제 안 통하는 시대라고 판단된다. 주요 디스카운트 요인들을 분석해 이런 부분들이 개선될 여지가 있는지 파악하는 것이 급선무다.
연초 남북 간 해빙 무드나 기업실적의 증가세가 이어질지가 한국 증시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
(작성자 : 강현철 NH투자증권 이사, clemens.kang@nhqv.com)
※ 이 글은 증권사 애널리스트(연구원)의 의견으로, 연합뉴스의 편집방향과는 무관함을 알려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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