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류는 북한을 바꾸는 방법…많을수록 좋아"

입력 2018-01-04 09:34  

"교류는 북한을 바꾸는 방법…많을수록 좋아"
러시아출신 북한전문가 란코프 교수 인터뷰



(서울=연합뉴스) 고병준 이상현 기자 = 러시아 출신 북한 전문가인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는 "북한과의 교류는 많을수록 좋다. 교류는 북한을 바꾸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란코프 교수는 지난 3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신년사 발표 이후 남북간 대화 분위기에 대해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뿐만 아니라, (남북) 이산가족 상봉까지 가능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러시아에서 태어나 북한 연구를 지속해온 란코프 교수는 2004년부터 국민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그는 지난달에는 외교안보전문지 '포린폴리시'가 뽑은 올해의 사상가 중 한 명에 선정되기도 했다.
란코프 교수는 "(김정은의) 신년사는 아주 좋은 소식"이라며 "북한이 거의 지난 1년간 고조돼온 긴장감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를 제안한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이와 같은 태도 변화에는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압박이 일정 역할을 했다고 봤다. 그는 "제재와 압박, 특히 미국의 군사력 사용 공포로 북한이 생각보다 빨리 긴장감을 완화하고 평화공세를 시작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제재로 북한이 비핵화 문제에 양보할 수 있다는 것은 착각"이라며 "지나친 낙관주의가 있으면 안된다. 남북 접촉은 희망대로 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장기적으로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며, 장거리미사일이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개발도 감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란코프 교수는 "덜 나쁜 시나리오는 (핵·미사일) 동결"이라며 "그래도 동결은 비핵화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장기적으로 보면 북한에서 김씨 일가 정권이 있는 동안 핵을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제 북핵 해결보다는 북핵문제 관리가 우리의 현실적 목표가 되어야 할 때라고 본다"며 "북핵·미사일 개발, 중미관계 갈등, 각국 국가주의 경향 심화 등 동북아 상황이 매우 어려운 만큼 매우 정확한 외교적 해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hapyr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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