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1월 평균사용량 6.4GB로 '최저'…요금제 변경 부담 큰 듯
대용량 동영상 비중 감소·보조기기 증가도 영향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 스마트폰 가입자당 데이터 증가세가 주춤하고 있다. 월평균 데이터 사용량은 반년 넘게 6.5GB(기가바이트) 주변을 맴돌면서 제자리걸음을 하는 모습이다.
6.5GB 이상 쓰려면 무제한 요금제에 가입해야 하는 현재 데이터 요금체계가 이러한 현상에 일조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고객들이 요금제 변경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해석이다.
4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LTE 스마트폰 가입자당 월평균 데이터 사용량(트래픽)은 작년 5월 6.5GB를 처음 넘어선 이후 7개월째 6.4∼6.7GB에 머물고 있다. 지난 11월 사용량은 6.36GB로 하반기 들어 최저치를 기록했다.
과거와 비교하면 증가세 둔화 현상은 더욱 두드러진다.
LTE 월평균 데이터 사용량은 2015년 5월 데이터 중심 요금제가 도입된 후 급증하기 시작했다. 2015년 12월 기준 데이터 사용량은 4.28GB로 1년전보다 32.3% 증가했고, 2016년 12월에는 5.75GB로 34.3% 급증했다. 하지만 작년 5월부터 증가세가 주춤하더니 11월에는 증가율이 18.2%에 그쳤다.
기세 좋던 데이터 증가세가 월 사용량이 6.5GB에 도달하고부터 꺾이기 시작한 셈이다.
6.5GB는 무제한이 아닌 일반 데이터 요금제로 쓸 수 있는 최대 데이터양이다. 현재 데이터 요금제에서 6.5GB를 제공하는 통신 3사 상품은 5만5천원 안팎이다. 6.5GB 이상을 마음 놓고 쓰려면 월 1만원을 더 내고 무제한 요금제로 갈아타야 한다.
소비자로서는 월 1만원을 추가로 내야 하는 점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 이전까지는 월 5∼7천원만 더 내면 요금제를 한 단계 올릴 수 있었지만 무제한 요금제부터는 배 가까이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게다가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의 제공량은 최소 10GB이다. 월 6∼7GB를 쓰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불필요하다고 느낄 수 있다.
가입자들이 무리하게 요금제를 올리는 대신 데이터를 아껴쓰는 방법을 택했다고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통사 관계자는 "데이터 사용량이 이미 세계 최고 수준에 다다른 데다 무제한 요금제 진입 장벽으로 인해 증가 폭이 둔화한 것으로 보인다"며 "비싼 단말기 가격의 보완책으로 통신요금을 줄이려는 심리도 작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동영상 등 대용량 콘텐츠 비중이 줄고 세컨드 디바이스(보조기기) 가입자가 늘어난 점도 데이터 증가세 둔화의 원인으로 꼽힌다.
과기정통부 최신 통계에 따르면 전체 트래픽에서 동영상이 차지하는 비중은 작년 9월 기준 52.8%로 전년 동기 대비 2.6%포인트 줄었다.
반면 3사의 태블릿PC와 웨어러블 가입자는 11월 기준 184만명으로 2016년 말보다 29.3% 증가했다. 세컨드 디바이스는 가입자당 데이터 사용량이 적어 전체 평균을 떨어뜨리는 효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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