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복당신청 오거돈 지방선거 전략은…"경선참여 고심"

입력 2018-01-05 07:03  

민주 복당신청 오거돈 지방선거 전략은…"경선참여 고심"
압도적 지지 바탕 추대 요구 가능성, 여의치 않으면 방향 틀 수도

(부산=연합뉴스) 이종민 기자 = 더불어민주당 복당을 두 차례 미룬 끝에 최근 복당을 신청한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5일 부산지역 정가에 따르면 오 전 장관의 복당 신청이 민주당 부산시장 후보 경선에 참여하기 위한 것으로 보는 시각이 대세를 이룬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그가 경선에 참여하는 일은 없을 것이란 의견을 내놓고 있다. 경선에 참여하는 순간 민주당 다른 후보들의 '제물'이 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오 전 장관은 지난 전국동시 지방선거 때 무소속으로 부산시장 선거에 나왔지만 당시 민주당 김영춘 후보가 후보직을 자진해서 사퇴함으로써 사실상 범민주세력 후보로 출마한 셈이다.
당시에는 민주당의 지지율이 낮아 민주당 쪽에서 그를 대폭 지지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각 언론사의 여론조사에서 그가 아니더라도 민주당 다른 후보들이 현 자유한국당 서병수 시장을 누르고 당선 가능한 것으로 나오기 때문이다.
오히려 이번에는 오 전 장관이 양보할 차례라는 게 민주당 부산시당 안팎의 시각이다.
민주당 부산시당 한 관계자는 "오 전 장관의 복당으로 부산시장 경선이 시민의 관심을 크게 끄는 것은 물론 그의 무소속 출마란 변수가 사라져 우리로는 크게 환영한다"고 말했다.
이런 언급 속에는 오 전 장관을 경선 틀 속에 가두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현재 민주당 단체장 선거 경선은 당원 50%와 시민여론 50%로 치러진다. 당원들이 당선 가능성이 가장 큰 오 전 장관을 전폭 지지할 수도 있다. 그러나 당원 확보에서 취약한 오 전 장관이 당내 경선에서 승리를 장담하기는 어렵다.
이 같은 사실을 잘 아는 오 전 장관 측은 경선 구도에 바로 뛰어들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의 압도적인 지지를 바탕으로 후보 추대를 요구할 것이라는 게 지역 정가의 분석이다.


부산일보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실시한 신년 여론조사(95% 신뢰 수준에 ±3.4%포인트, 중앙선관위 홈페이지 참고)에 근거하면 오 전 장관이 민주당 후보로 나올 경우 현 서병수 부산시장,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간 3자 대결에서 오 전 장관이 51.6%를 얻어 서 시장(20.1%)과 안 대표(18.3%)를 멀찌감치 따돌렸다.
오 전 장관의 측근은 "오 전 장관은 현재 민주당 부산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사람들이나 책임 있는 자리에 있는 당 관계자를 만나 경선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설득이 여의치 않을 경우 경선에 도전장을 내든지 아예 시장 후보를 후배들에게 양보할 용의가 있는 것으로도 전해진다.
그가 시장 경선을 포기하더라도 7월에 부산을 본부로 출범하는 해양진흥공사 등 그가 맡아 할 일이 많기 때문이다.
부산 정가에서는 "오 전 장관이 시장 후보 경선에 승리를 장담할 수도 없거니와 경선에 참여하면 노욕으로도 비쳐 추대를 끊임없이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며 "문제는 설 연휴 전후로도 지금의 압도적인 지지를 유지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ljm703@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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