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 지난해 미국의 신차 판매량이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처음으로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월 스트리트 저널과 파이낸셜 타임스 등 외신이 3일 보도했다.
IHS 마킷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판매된 신차는 1천720만대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몇몇 업체의 판매 실적이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2016년의 1천755만 대를 밑돌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의 신차 판매량이 연간 기준으로 감소세를 보인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진행되고 있던 2009년 이후 8년만에 처음이다. 다만 연간 판매량이 3년 연속으로 1천700만대를 넘어선 것은 업계 사상 최초의 기록이다.
지난해의 신차 판매가 소폭 둔화된 것은 억압수요가 크지 않았던 데다 휘발유 가격 하락으로 세단과 소형차에 대한 관심이 시들해진 때문으로 풀이된다.
소비자들이 판매 마진이 높은 픽업트럭과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활발히 사들인 덕분에 자동차 회사들은 물량 감소의 영향을 일단 상쇄할 수는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전문 리서치 회사인 J.D. 파워에 따르면 미국에서 팔리는 신차에는 평균 4천 달러의 인센티브가 제공되지만 평균 판매가는 대당 3만2천 달러를 훨씬 넘는다. 이는 2010년보다 10%가 높은 가격이다.
업계에서는 그러나 올해의 신차 판매에 대해서는 우려하는 분위기다. 금리 인상과 억압수요의 부족, 중고차 가격의 하락 가능성이 신차 판매를 압박할 수 있는 요인들이다.
HIS마킷은 올해의 신차 판매량을 1천690만대로 내다보고 있다. 제너럴 모터스와 도요타는 각각 1천600만대 후반으로 전망했고 포드는 아직 전망을 내놓지 않고 있다.
금리 인상으로 오토론의 이자가 오르는 것은 업계가 가장 우려하는 부분이다. 자동차 회사 경영자들은 이에 대해 세제개혁 등에 힘입어 오토론 금리는 대부분의 구매자에게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기대가 어긋나 신차 판매가 부진하면 자동차 회사들은 생산량을 줄이고 할인과 리베이트를 늘릴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해 워즈오토 닷컴은 자동차 회사들이 판매 둔화를 예상해 미국 공장을 중심으로 북미 지역의 생산을 축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워즈오토 닷컴은 북미 지역의 신차 생산이 올해 1분기에 2.3%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히면서 이는 업체들이 대리점의 재고를 조정하고 비인기 차종인 세단과 소형차의 공급을 줄이려 하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jsmoo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