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히 남북대화 지지 사설… 北의도 경계하면서도 긴장완화 기회 강조
NYT "미국도 중심 잡고 동맹국에 협조해야"…美역할론 주문도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를 계기로 한 남북간 대화 흐름이 급진전하자 미국 유력 일간지들이 3일(현지시간) 사설을 통해 남북간 대화에 환영 의사를 밝혔다.
사설은 북한이 협력의 대가로 정치, 경제적 대가를 요구할 가능성이나 한국과 미국 사이를 분열시키려는 의도가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도 한반도 긴장완화를 위해 위험을 감수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주장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먼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새해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조롱하는 트위터로 시작한 반면,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은 아이가 떼를 쓰는 와중에도 지적인 대화를 계속 시도하려는 어른처럼 북한과 직접 접촉을 재개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전했다.
그리고 문 대통령의 이러한 노력은 최소한 북핵 위기를 평화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희망의 희미한 빛을 제공했다고 평가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이 말폭탄을 주고받고 역내 긴장이 고조되면서 지금보다 더 대화가 필요했던 적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NYT는 북한의 무자비함과 핵 위협 등의 역사를 고려해보면 김정은의 의도를 경계하는 것도 이유가 있다면서 김정은은 남측과의 대화에 관심을 표명함으로써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사이를 이간질하려고 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남북대화로 인해 한국이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이나 제재 불참처럼 너무 많은 것을 양보할 수 있다는 일부 우려도 소개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화는 위험을 감수할 가치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전쟁에 참전해 한국을 지키고 한반도에 약 3만명의 주둔군을 둔 미국 역시 남북관계에 있어 어떠한 해법이든 중심이 돼 한국과 긴밀히 협조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북한과 협상 참여경험이 있는 로버트 칼린과 조엘 위트가 '북한의 대화 제안이 진지하다'고 분석한 38노스 기고문을 거론하며 "이를 알아내는 유일한 방법은 미국이 제재와 신중한 발언, 협상을 통합하는 포괄적인 전략으로 앞장서는 것"이라고 주문했다.
워싱턴포스트(WP) 역시 남북대화 재개라는 외교해법은 위험요소가 많고 북핵으로 유발된 위기를 영구적으로 해결하기는 힘들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이를 긴장을 낮추고 전쟁을 막는 기회로 환영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WP는 "김정은이 트럼프 대통령과 문 대통령 사이를 떨어뜨리려고 대화를 활용할 것이라는 위험이 있다"며 "문 대통령 역시 '남북관계는 반드시 북핵 해결과 연계돼야 한다'고 발언하는 등 그 가능성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 김정은 정권이 곧 핵을 포기하거나 그 가능성을 진지하게 논의할 것이라고 보기는 매우 어렵다고도 지적했다.
하지만 외교는 긴장을 낮추고, 추가 핵·미사일 시험 중단과 같은 중요한 과도기적 수단을 발전시킬 수 있다고 역설했다. 트럼프 정부가 남북대화를 회의적으로 보는 게 잘못된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라고 WP는 꼬집었다.
WP는 "가장 좋은 접근법은 제재와 다른 경제적 압박을 통해 북한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는 한편, 무의미한 도발은 피하고 긴장을 완화하기 위한 단기적인 협상은 권장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블룸버그 통신 역시 사설에서 "남북대화를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면서 다만 한국과 미국간의 긴밀한 협조를 강조했다.
통신은 "북한 지도자에게는 한미를 분열시킬만한 힘이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과시해야 하는 건 바로 그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더 크고 강력한 핵 버튼' 트윗과 관련, "미국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김정은한테 큰소리내는 대신 (북한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문 대통령과 통화하는 데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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