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디종 초중학교 한국어 방과후수업 도입 노선주 한글학교장

입력 2018-01-04 16:40   수정 2018-01-04 18:08

佛디종 초중학교 한국어 방과후수업 도입 노선주 한글학교장
"한류 덕분에 성과…대학 한국학과 개설 때까지 계속 노력"

(서울=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부르고뉴 와인의 특산지인 프랑스 디종지역은 올해부터 초·중학교에서 방과 후 수업으로 한국어 강좌가 열린다. 강사로 나서는 사람들은 현지 유일의 한국어 보급기관인 디종한글학교 교사들이다.
디종교육청은 2016년부터 초중고의 제3외국어에 한국어를 포함했다. 실제로 한 고등학교가 한국어를 채택해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어가 정규 교육과정에 편입되도록 주도한 이는 노선주(49·여) 디종한글학교 교장이다.
방학 기간에 방한한 노선주 교장은 4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초등학교 때부터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접하게 하는 것이 자연스럽게 한국을 알리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해 추진한 일"이라며 "마침 한류 바람도 불어와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밝혔다.
2006년에 개교한 디종한글학교는 교사 6명에 학생이 80여 명이다. 디종시 부설건물인 디종시협회관을 무상으로 대여받아 매주 토요일 오후마다 문을 여는 주말학교다. 이 학교에는 유치반, 초등반, 중등반 외에 입양인과 그 가족 그리고 현지인 학생 등을 대상으로 하는 성인반을 운영한다.
디종과 주변 지역에 사는 한인 입양인은 400여 명, 양부모와 배우자·자녀 등 가족까지 합하면 1천여 명에 달한다. 이들이 유일하게 한국을 배울 수 있는 곳이 한글학교이다 보니 입양인들은 한글학교 후원회도 만들어 돕고 있다.
디종에 거주하는 한인은 일시체류 유학생을 포함해 80여 명. 여기에는 현지인과 국제결혼한 열다섯 가정도 포함된다.
디종한인회 회장이기도 한 노 교장은 "한인·입양인·다문화 가정의 자녀들이 함께 배우다 보니 한국어 못지않게 한국사와 한국문화도 가르진다"며 "다 같이 어우러져 살아갈 수 있도록 세계시민교육도 병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학교는 지역사회에 한국문화를 전파하기 위해 7년째 인근 학교를 빌려 '한국의 날' 행사를 열고 있다. 한복·전통예절·한식 체험 등도 펼치고 학생들의 K팝 무대도 열린다.
그는 "한류 팬인 현지 청소년뿐만 아니라 한국에 관심 있는 현지인, 지역교육청 관계자, 국회의원 등을 항상 초청했다"며 "가정의 화목과 효도 등을 강조하면서도 역동적으로 진행되는 한국어 수업을 지켜본 교육 관계자들이 현지 학교 교육에도 도움이 되리라 판단했고 결국 한국어 강좌 개설로 이어지게 됐다"고 소개했다.
노 교장은 "교사들은 재외동포재단의 도움으로 한국 교육기관의 사이버연수·초청연수 등을 받았지만 프랑스 정부가 인증한 강의 자격증은 없다. 그런데도 바로 방과 후 수업 강사로 나서게 된 것은 파격적인 일"이라며 "교육청에서 조만간 한국어 교사 공인 자격제도를 도입하기로 해 한글학교 교사들의 교육 반경이 자연스럽게 넓어지게 됐다"고 반겼다.
디종한글학교는 한국과학문화교육단체연합의 도움을 받아 지난해 가을학기부터 한국의 중고등학교와 화상채팅을 통한 한국어 수업도 진행하고 있다. 학교폭력 대책, 환경보호, 세계 평화 등 한 가지 주제를 놓고 한국어로 토론하는 방식이다. 또래 아이들끼리는 쉽게 통하기 마련이라 화상수업은 인기 만점이다. 한국어에 흥미를 못 느끼던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공부에 나설 정도로 동기 유발이 되고 있다.
그는 "화상수업을 지켜본 디종교육청 관계자들이 획기적인 외국어 학습 방법이라며 공개수업을 요청해 와 오는 2월 13∼15일에 부르고뉴 대학에서 현지 학교 교사 등 교육 관계자 앞에서 화상수업 시연회를 열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남대에서 불어불문학으로 박사과정 수료까지 마친 그는 고등학교에서 불어 교사로 재직하다가 1998년 유학길에 올라 부르고뉴대학에서 중세 불문학으로 박사과정을 수료했고 현지인 남편을 만나 정착했다. 부르고뉴 와인협회 통역사로 활동하며 2002년에 한인회를 설립했고 이어 한글학교도 세웠다. 한인과 현지사회에 한국을 전파해온 공로 등을 인정받아 2016년 '한인의 날'에 대통령표창을 받았다.
올해 디종대학 언어교육원에 신설되는 한국어 강좌 강사로도 나서는 노 교장은 "초중고에 한국어 수업이 늘어나 궁극적으로는 디종지역 대학에 한국학과가 개설될 때까지 한국을 알리는 데 앞장설 것"이라며 "한국에 입양인들이 자신의 입양 역사와 한국사회를 배울 수 있는 입양학교를 세우는 게 또 다른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wakar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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