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담 고민 깊어지나…'성실한 자세' 밝혔던 北, 이틀째 무반응

입력 2018-01-04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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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담 고민 깊어지나…'성실한 자세' 밝혔던 北, 이틀째 무반응
"고위급회담 수용 여부 고민하는 듯…내일중 연락 올 것"…일부 '기싸움' 관측도



(서울=연합뉴스) 이정진 백나리 기자 = 판문점 연락 채널이 4일 복원 이틀째를 맞았지만, 남북 간 고위급 회담개최에 대한 본격적인 협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북측이 오후 4시 30분께 우리측에 '업무를 마감하자'고 해 오늘 업무가 종료됐다"면서 "북측과 회담과 관련한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당초 이날부터는 남북이 우리의 고위급회담 9일 개최 제안과 관련, 일정과 의제, 형식 등에 대한 논의를 진행할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북한의 태도가 상당히 적극적인 것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우리가 2일 고위급회담을 제안한 다음 날인 3일 북한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남조선 당국과 진지한 입장과 성실한 자세를 가지고 실무적인 대책들을 시급히 세울 데 대한 구체적인 지시를 주셨다"고 말했다.
'진지한 입장과 성실한 자세', '시급히' 등의 표현을 쓴 점을 고려하면 북한이 속도감 있게 협의에 응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렸다.
북한이 우리의 제안에 대해 어느 정도 입장이 정리됐기 때문에 발표를 서두른 것 아니겠느냐는 관측도 있었다.
그런데도 북한의 답변이 예상보다 늦어지는 배경에 대해 우선 아직 회담의 의제와 형식, 시기 등에 대한 입장이 정리되지 않았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년 만의 남북 당국회담인 데다 이번 회담의 분위기가 향후 남북관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전략을 세우는 데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의미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한이 우리의 고위급회담 제의를 전반적으로 수용할지, 수정 제의할지 심각하게 고민하는 듯하다"면서 "오래 걸리면 김정은의 결단에 먹칠할 수 있기 때문에 적어도 내일 중에는 연락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에선 북한이 회담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한 기싸움의 목적으로 일부러 시간을 끄는 것일 수 있다는 시각도 없지 않다.
북한은 자신들이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판단하는 경우 과거에도 특별한 이유 없이 응답을 최대한 늦추는 듯한 태도를 보이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평창올림픽 개막이 한 달 남짓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북한은 자신들보다 남측이 더 급하다고 판단할 수 있다는 의미다.
통일부 관계자는 "연락 채널이 정상화된 지 이제 만 하루가 지났을 뿐"이라며 "북한의 의도를 예단하지 않고 차분히 연락을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주말에도 남북이 필요하면 협의를 진행할 수 있는 등 북한의 답변이 조금 늦어진다 해도 9일에 회담을 여는 데는 큰 문제는 없다"고 덧붙였다.
transil@yna.co.kr
nar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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