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간 통화로 남북해빙 무드 가속…'엇박자' 우려 불식

입력 2018-01-05 00:37   수정 2018-01-05 06:48

한미, 정상간 통화로 남북해빙 무드 가속…'엇박자' 우려 불식

문 대통령 "美 확고한 입장이 도움"…트럼프 "100% 지지" 화답
트럼프 "가족 포함 美 고위 대표단 파견"…'평화올림픽' 지원 확약
강력한 한미공조 재확인…남북대화 넘어 북핵문제 해결 기대감 높여

<YNAPHOTO path='PYH2018010436930001300_P2.jpg' id='PYH20180104369300013' title='문 대통령,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밝은 표정으로'' caption='(서울=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4일 밤 청와대 관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2018.1.4 [청와대 제공=연합뉴스] <br>kjhpress@yna.co.kr'/>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기자 = 김정은 북한 노동당위원장의 신년사 이후 남북간 해빙무드가 조성되고 있는 가운데 한미 정상이 긴밀한 공조를 다짐하고 나섰다.
북한의 급작스러운 유화제스처로 인해 북핵 해결을 목표로 공동보조를 취하고 있는 한국과 미국 사이에 '엇박자'가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를 불식시키고, 한반도 해빙 기류를 한층 가속화한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4일 오후 10시부터 30분간 전화통화를 하면서 남북 간 대화 재개 국면에서 한미 공조가 변함없이 유지될 것임을 확인했다.
최근 남북 간 대화 재개 분위기를 바라보는 워싱턴의 우려를 씻어내는 차원을 넘어 견고한 한미 공조를 등에 업고 남북대화에 탄력을 붙일 수 있게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사실 취임 후 여덟 번째인 이날 한미 정상간의 통화는 트럼프 대통령이 먼저 요청한 것이었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급작스러운 남북대화 재개 움직임에 불만을 표시하는 차원에서 문 대통령에게 전화를 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돌았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이날 통화에서 남북대화가 재개돼야 하는 당위성을 차분하게 설명하면서 앞으로의 대화재개 과정이 미국과의 긴밀한 공조 속에서 이뤄질 것임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통화에서 "남북대화 과정에서 미국과 긴밀히 협의할 것이며 우리는 남북대화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미국과 북한의 대화 분위기 조성에 도움이 된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이런 발언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신년사를 근거로 나돌고 있는 이른바 '통남봉미'(通南封美) 우려를 잠재우고자 하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1일 신년사에서 평창동계올림픽에 대표단을 파견할 용의가 있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남측에 우호적인 태도를 보인 반면, 미국을 향해서는 '핵단추'를 언급하며 "미국 본토 전역이 핵 타격 사정권에 있다"고 적대적인 입장을 고수했다.
이후 청와대와 정부가 남북대화 재개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자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미국 내 조야는 관망세 속에서 내심 탐탁지 않아 하는 기류가 감지됐던게 사실이다.
남북 간 해빙 무드 속에 미국의 최우선 관심사인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가 뒷순위로 밀리는 듯한 인상은 미국으로서는 그리 유쾌한 상황이 아니었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로켓맨(김정은 지칭)이 지금 처음으로 한국과의 대화를 원하고 있다"면서도 "이것은 좋은 소식일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공화당을 중심으로 한 워싱턴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의 신년사를 한미 관계를 이간질하려는 의도로 보고 노골적으로 적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나 남북 간 대화 노력이 궁극적으로는 북핵 문제의 해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함으로써 미국 내의 이같은 부정적 기류를 크게 누그러뜨린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이 통화에서 남북대화가 성사될 수 있던 배경에 트럼프 대통령의 확고하고 강력한 대북 입장이 있다고 평가하면서 사의를 표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분석된다.
이런 분위기는 양 정상의 통화 전부터 어느 정도 감지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과의 통화에 앞서 트위터에 "내가 확고하고 강력하고 북한에 대해 우리의 모든 힘을 쓸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면 북한과 남한 간 회담과 대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믿는 사람이 있겠느냐"며 "바보들, 하지만 회담은 좋은 것"이라고 적었다.
남북이 대화 성사에 이르게 된 과정에 자신의 공이 있음을 과시하면서, 일단 남북간의 회담 진행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의지를 에둘러 밝힌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렇듯 한미 정상 간 통화에서 한미 공조를 재확인함으로써 평창동계올림픽에 북한을 참가시켜 '평화올림픽'을 완성하고 궁극적으로 북핵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구상에 더욱 힘이 실릴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남북대화 과정에서 우리 도움이 필요하다면 언제든 알려달라"면서 "미국은 100% 문 대통령을 지지한다"고 강조한 것은 이런 전망을 뒷받침한다.
특히 이번 정상간 통화의 가장 큰 성과물은 북한의 도발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 중 하나였던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평창동계올림픽 기간에 실시하지 않기로 합의한 것이다.
이는 '평화올림픽'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키우는 동시에 평창올림픽을 고리로 한반도 정세가 대결과 긴장에서 대화와 협상의 흐름으로 전환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을 가능케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평창동계올림픽 기간에 가족을 포함한 고위 대표단을 파견하겠다는 기존의 약속을 재확인함으로써 남북 간 대화 무드를 지원하겠다는 뜻을 거듭 확인했다.
물론 북한이 도발할 가능성을 언급하는 외신 보도가 잇따르는 등 여전히 대화 국면에 걸림돌이 될 변수가 살아 있다는 점에서 신중론도 만만치 않은 실정이다.
북한이 미사일 발사 등 추가 도발에 나선다면 미국은 강경한 태도로 돌아서면서 정세의 흐름이 제재와 압박 쪽에 무게가 실릴 수 밖에 없고, 이 경우 청와대는 남북 관계 복원 움직임과는 별도로 북한의 도발을 규탄하는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압박에 동참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kjpar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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