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후원자 대부분 배넌에게서 등 돌려
(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최측근에서 저격수로 돌변한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가 트럼프 지지층으로부터 괘씸죄를 적용받아 자신의 활동기반인 극우성향 매체 브레이트바트로부터 쫓겨날 위기를 맞고 있다.
대통령 당선을 전후한 트럼프 '이너서클'의 내막을 파헤친 마이클 울프의 저서 '화염과 분노:트럼프 백악관의 내부'가 워싱턴 정가에 태풍을 몰고 온 가운데 트럼프 일가의 행적을 비판한 배넌의 발언이 저서에 인용되면서 트럼프 지지층으로부터 비판의 표적이 되고 있다.
이에 따라 트럼프 공화당 거액 기부자인 억만장자 투자가 로버트 머서를 비롯한 주요 재정후원자들이 배넌으로부터 등을 돌리면서 이들이 주주로 있는 브레이트바트 이사회가 배넌 회장의 거취를 논의 중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4일(현지시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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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그동안 차기 선거 출마를 겨냥해 배넌의 지지를 모색해온 상당수 공화당 정치인들도 거리를 두기 시작한 것으로 WSJ은 전했다.
한때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이었던 배넌은 울프 저서 사태 이후 트럼프로부터 '제정신이 아니다'는 비난을 받는 등 두 사람 관계가 최악으로 돌변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오랫동안 배넌을 후원해온 로버트 머서와 딸인 레베카 머서 부녀가 배넌과 거리를 두면서 '브레이트바트 뉴스 네트워크' 이사회가 4일 배넌의 회장직 축출 여부를 논의 중이라고 WSJ은 전했다.
브레이트바트의 편집진도 배넌의 '생존' 가능성에 대해 설왕설래 하는 가운데 브레이트바트가 혼란 상태에 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배넌이 트럼프 일가에 대한 험담으로 전통적 재정지원자들로부터 지원이 끊길 경우 그가 야심 차게 추진해온 포퓰리즘 기반 정치 프로젝트도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배넌은 백악관에서 물러난 이후 공화당 내 반트럼프 인사들의 '정리'를 추진해 왔으며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인 미치 매코널 의원의 낙마를 겨냥한 자신의 출마 의사를 비치기도 했다.
트럼프 외곽후원단체인 '그레이트 아메리카 슈퍼팩(정치행동위원회)'의 전략가 에드 롤린스는 트럼프-배넌의 불화로 배넌이 밀려나면서 그의 독자적 행동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후원자들의 목표는 트럼프이지 배넌이 아닌 만큼 이번 파동으로 배넌의 후원자들이 떨어져 나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배넌은 이번 울프 저서 파문에 앞서 앨라배마 상원 보궐 선거에서 자신이 지지한 공화당 후보가 패배하면서 신뢰도에 타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수개월 전부터 배넌과 거리를 둬온 후원자 머서 부녀는 울프의 저서를 읽은 후 큰 충격을 받았으며 백악관에 전화를 걸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거듭 다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존 코닌 상원 공화당 원내총무(텍사스)는 배넌의 '몰락'을 오히려 반겼다. 그는 배넌이 선거에서 당선될 수 없는 후보들만 끌어모았다면서 그의 이탈은 올해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에 호재라고 주장했다.
yj378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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