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단계는 운영위 통한 진상규명…국정조사에는 '온도차'
김영우 "신뢰외교 차원서 국정조사 요구는 정신 나간 소리"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김동호 기자 =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 야 3당이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의 아랍에미리트(UAE) 방문 논란에 대한 국회 차원의 진상 규명에 보폭을 맞추는 모습이다.
UAE 방문 논란에 있어 야 3당의 의견이 접근하고 있는 것으로, 한국당과 바른정당과 달리 이 문제에 있어 상대적으로 말을 아껴온 국민의당이 5일 '국회 차원의 진상규명'을 촉구한 데 따른 것이다.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임 실장은 당장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해 관련 의혹을 소상히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임 실장의 UAE 방문과 관련한 의혹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는데, 이는 청와대가 자초한 것"이라며 "국익과 관계된 일이라면서 뒤가 켕기는 이유는 무엇인가"라고 꼬집었다.
이 같은 발언이 소개되자 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UAE 방문 의혹에 대해) 야 3당이 공조하기로 했다"며 "야 3당의 공조 아래 국정조사를 포함, 국회의 모든 역량을 갖고 국민적 의혹을 해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른정당 역시 국민의 대의기관인 국회를 통해 진상이 낱낱이 규명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머지않은 시점에 국회 운영위 전체회의가 소집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다만 이들 3당이 생각하는 국회 차원 진상규명 방식, 특히 국정조사 실시 여부에는 아직 온도 차가 있다.
김동철 원내대표의 경우 운영위원회 결과를 지켜본 뒤 국정조사 실시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비해 한국당과 바른정당은 상대적으로 좀 더 적극적이다. 국회 운영위를 비롯한 관련 상임위를 개최하는 것은 물론 국정조사를 실시해야 한다는 게 이들 두 정당의 목소리다.
이번 논란을 'UAE 원전게이트'로 명명한 한국당은 3당 중 가장 먼저 국정조사 카드를 꺼내 들었고, 지난달 26일에는 청와대 앞에서 국정조사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의석수 11석의 바른정당은 국정조사 요구서를 낸다는 방침이다.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는 전날 "청와대 비서실장의 UAE 방문을 둘러싸고 의혹만 무성한데, 국정조사를 통해 진실을 밝히면 될 일"이라며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바른정당은 국정조사 요구서를 마련해 타당 의원들의 동의를 받는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여기에 바른정당은 운영위뿐만 아니라 국방위·외교통일위·산업위 등 이번 의혹과 관련된 모든 상임위를 열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야당 일각에서는 국정조사에 부정적인 목소리도 나왔다.
직전 국회 국방위원장이었던 한국당 김영우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임 실장의 UAE 방문에 대해 "여러 가지 석연치 않아 보이는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과거 국가 간에 맺은 협정이나 약속에 대해 국정조사를 하자는 주장도 국가 간 신뢰 외교를 위해서는 정신 나간 소리"라면서 "올림픽을 여는 마당에 외교적 역풍이 예상되는 일을 정치권이 앞장서는 것은 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ykb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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