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정통부 장관, 통신 3사 CEO와 간담회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5G 투자비용 절감을 위해 통신 3사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직접 필수설비의 공동활용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박정호 SK텔레콤 사장과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은 환영의 뜻을 밝혔으나 황창규 KT 회장은 '적정 대가와 적정 가이드라인'을 전제로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혀 향후 관련 정부 고시 개정 방향이 주목된다.
통신 필수설비란 전주(전봇대)·광케이블·관로 등 전기통신 사업 인프라 구축에 필수적인 시설을 가리킨다. KT는 국내 통신 필수설비의 70% 이상을 갖고 있으며 이를 고시 등 법령에 따라 다른 통신사업자들에게 일부 개방하고 있다.
정부는 5G 통신망에 통신사들이 투입할 투자 비용을 줄일 수 있도록 필수설비의 공동구축과 공동활용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유 장관은 5일 서초구 쉐라톤서울팔래스강남호텔에서 박사장과 황창규 KT회장,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과 '5G네트워크 상용화'를 주제로 간담회를 열었다.
유 장관은 "5G는 통신 3사뿐만 아니라 제조·단말 등 타 산업도 맞물려서 다양한 서비스 나올 수 있는 미래 사업 영역"이라며 "통신3사가 같이 쓰는 필수설비는 공동으로 투자하자"고 강조했다.
이어 "KT가 전주, 관로 등 필수설비 공용화에 많이 도와줘야 할 부분이 있다"고 말하자 황 회장은 웃으며 "좋은 대가를 주시길 바랍니다"라고 응수했다.
이후 비공개로 진행된 간담회 후반에 유 장관이 필수설비 공동사용에 대한 KT의 협조를 재차 당부했다. 이에 황 회장도 '적정한 대가와 적정한 가이드라인'을 전제로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다시한번 밝혔다고 배석한 전성배 과기정통부 통신정책국장은 전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공동설비 활용에 환영의 뜻을 밝히면서 5G 상용화에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박 사장은 "5G는 무선 기반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하는 것"이라며 "(1인당 GDP) 5만 달러 시대로 가는데 반드시 필요한 경쟁력이 인프라로, 미국과 (5G 주도권을 놓고) 경쟁할 텐데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권 부회장은 "5G의 완벽한 최종 성공은 돈을 버는 것"이라고 공감했다.
전 국장은 이날 유 장관과 통신 3사 CEO들에게 올해 상반기에 이뤄질 5G 주파수 할당과 필수설비 공동사용 등에 관한 과기정통부의 구상과 입장을 설명했다.
이에 통신 3사 CEO들은 5G 주파수 할당 대가가 '적절한 수준'에서 결정될 수 있기를 희망하는 입장을 표명했다.
유 장관과 통신3사 CEO들은 '제로 레이팅' 등을 활용해 소비자와 통신사업자의 부담을 덜어 주는 방안 등에 공감했다.
다만 이는 망 중립성 폐기는 아니라고 전 국장은 덧붙였다. 제로 레이팅은 콘텐츠 사업자가 통신업체와 계약을 체결해 통신사 고객이 이 콘텐츠를 이용하는 데 드는 통신요금을 내지 않아도 되도록 해 주는 것이다.
유 장관은 평창동계올림픽이 끝난 후 5G 시범서비스를 위해 설치된 기지국 설비를 활용할 방안을 얘기하면서 자율주행차 테스트베드를 만드는 것이 어떠냐는 아이디어를 제시하기도 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보편요금제 등 가계통신비 경감방안에 관한 구체적 얘기는 나오지 않았다고 전 국장은 전했다.
solatid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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