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보복으로 너무 힘들었다"…한중FTA 후속협상 공청회

입력 2018-01-05 13:06   수정 2018-01-05 14:03

"사드 보복으로 너무 힘들었다"…한중FTA 후속협상 공청회

관광·게임업계, 투자자 보호 강화·중국시장 규제 완화 요청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기자 = 정부가 앞으로 진행할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서비스·투자 후속협상에서 중국의 또 다른 '사드 보복'을 막을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왔다.
산업통상자원부는 5일 서울 코엑스에서 한중FTA 서비스·투자 후속협상 공청회를 열고 다양한 이해관계자 의견을 수렴했다.
공청회에는 정부와 학계, 중국에 진출한 관광·게임·온라인쇼핑 업계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정일환 하나투어 중국글로벌사업팀장은 "지난해 사드 보복으로 너무 힘든 고통을 겪었다"면서 "이런 협정 위반을 법적으로 근절하는 발판을 마련하는 협상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정 팀장은 현재 한국 여행사가 중국에서 중국인을 상대로 여행 상품을 판매하는 아웃바운드 영업을 하지 못하는 등 제약이 많다면서 관련 규제 개선을 당부했다.
게임업계는 중국 기업이 우리 기업 지분을 보유할 수 있지만 우리 기업은 중국 게임시장에 직접 진출하거나 중국 기업의 지분을 보유할 수 없는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한범 스마일게이트 대외협력실장은 "중국에 진출하려면 판호(출시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최소 3~6개월이 걸린다"면서 "모바일 게임 수명이 통상 6개월인데 판호를 받는 동안 수명이 다되거나 중국 업체가 우리 게임을 베껴서 출시한다"고 밝혔다.
이재민 서울대 법학과 교수도 "지난해 사드로 인한 서비스·투자 분야의 불편한 경험이 큰 보약이 됐다"며 "규정을 위반할 경우 어떻게 확인하고 구제할지에 대한 조항이 명확히 들어가지 않으면 협정 자체가 나중에 무의미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아직 한중 관계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지나친 기대는 무리라는 지적도 나왔다.
송영관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너무 큰 욕심을 버리고 협상 목표를 현실적으로 낮게 잡는 게 좋지 않겠느냐"며 "일단 개방 수준을 포지티브에서 네거티브 리스트로 전환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굉장히 의미가 있다"고 주장했다.
송 연구위원은 최혜국 대우(MFN)에 대해서도 "MFN은 양날의 칼이라 조심할 필요가 있다"며 "우리가 중국보다 서비스 개방 수준이 높은데 MFN을 넣으면 미국이나 EU 수준의 개방을 해줘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고 우려했다.
강성천 산업부 통상차관보는 "후속협상을 통해 중국 서비스 시장을 추가로 개방하는 것만이 아니라 투자자 보호를 강화하고 안정적 투자환경을 조성하고자 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강 차관보는 "이를 통해 여행, 게임, 온라인쇼핑, 금융, 유통 등 우리 업계가 강점을 가진 서비스 분야에서 교역을 활성화하고 국내 서비스 산업 경쟁력 제고와 일자리 창출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다"고 말했다.



blueke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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