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독일에서 첨단 기술의 중국 유출에 경계심이 커지면서 독일 당국이 중국 자본의 기업사냥에 연거푸 제동을 걸고 나섰다.
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독일 경제 당국은 최근 중국 국유기업인 중국강연과기그룹(CISRIG·中國鋼硏科技集團)의 자회사가 독일의 항공기 부품 제조사인 코테자(Cotesa)를 인수하는 안을 보류시켰다.
독일 당국 대변인은 인수안이 독일의 해외 거래 관련 법에 부합하는지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인수안 규모는 1억∼2억 유로(1천300억∼2천600억 원)로 알려졌다.
이 같은 움직임은 독일 첨단 기술이 중국의 공격적 인수합병(M&A)에 휘말려 나라 밖으로 유출될지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나왔다.
2016년 독일 최대 산업용 로봇 제조사인 쿠카(Kuka)가 중국의 가전업체 메이디(美的)에 45억 유로에 팔려나간 것이 기폭제가 됐다.
같은 해 중국 푸젠훙신(福建宏芯)투자는 독일 반도체 칩 제조사인 아익스트론를 인수하려다 미국 당국의 반대로 무산됐다.
미 당국은 올해 들어서도 국가 안보를 이유로 들어 중국 디지털 결제회사 앤트파이낸셜이 자국 송금회사 머니그램을 인수하는 데 빗장을 걸었다.
독일에서는 자국 기업이 중국에 인수된 뒤 일자리 삭감을 겪는 점도 경계하고 있다.
조명 업체 오스람은 지난해 중국 컨소시엄에 넘어간 뒤 독일 일자리 중 절반이 넘는 1천300개를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쿠카 또한 독일 인력의 3분의 1인 250명을 감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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