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통합파, 선관위 제동에 전당대회 '비상'…플랜B 고심

입력 2018-01-05 17:05  

국민의당 통합파, 선관위 제동에 전당대회 '비상'…플랜B 고심
공인인증 병행 등 전대 정족수 채우기 고심…출석 점검 등 분주
반대파 "당권파 꼼수 무산…전대 개최 더욱 힘들어진 것"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설승은 기자 = 바른정당과의 통합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국민의당 전당대회에서 케이보팅(K-voting) 시스템을 사용할 수 없다는 중앙선관위의 유권해석이 나오면서, 국민의당내 통합찬성파의 행보에 비상이 걸렸다.
통합반대파가 전대 저지투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의결 정족수(대표 당원의 2분의 1)를 채우기가 한층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통합찬성파에서는 권역별로 전대를 열어 참석률을 높이는 방안 등 '플랜B'가 논의되고 있지만, 케이보팅 시스템보다는 효율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와 이들의 고민을 깊게 하고 있다.



중앙선관위는 5일 '케이보팅의 경우 전대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전자서명으로 인정되지 않는다'는 취지의 유권해석을 국민의당에 전달했다.
통합찬성파에서는 "어느 정도는 예상했던 상황"이라는 반응도 나왔지만, 일부 인사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찬성파로 분류되는 한 인사는 통화에서 "애초 낮은 참석률을 전자투표로 극복하려 했지만, 최근 당 지도부를 중심으로 케이보팅 시스템이 인정받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흘러나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결국 공인인증서를 사용한 전자투표만 가능한 셈인데, 이는 휴대전화 번호와 생년월일만으로 본인 인증이 가능한 케이보팅에 비해 번거로운 방식"이라며 "참석률을 높이는 효과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찬성파는 곧장 대책 마련에 나섰다.
안 대표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전자투표는 공인인증서를 이용한 투표로 하되, 대신 현장 투표를 강화하는 방안을 찾아봐야 한다"며 "대표당원들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권역별 전당대회를 여는 것도 검토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서울에서 전대를 열고 안건상정을 하되, 이를 각 지역에 마련된 전당대회장으로 생중계하고 동시에 투표를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또 일각에서는 공인인증을 이용한 투표를 전대일 이전에 '사전투표' 방식으로 진행해 참석률을 높이자는 의견도 거론되고 있다.



다만 이런 대책이 실효성을 거둘 수 있을지는 의견이 갈린다.
특히 통합반대파에서는 "선관위 결정으로 꼼수 전대 시도가 무산된 것"이라고 공세 수위를 높이는 상황이다.
반대파 의원 모임인 '국민의당 지키기 운동본부' 최경환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당권파들은 법률에서 허가되지 않아 불가능한 온라인투표 강행을 멋대로 얘기했다"며 "중앙선관위의 적법한 유권해석에 따라 위법적인 전당대회를 시도한 꼼수 당권파의 계략이 무산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권역별 전당대회 개최 방안에 대해 통합반대파의 한 의원은 "준비하기도 어려울뿐더러 한 지역에서라도 정족수가 차지 않으면 투표의 정당성을 잃는 것 아닌가"라며 "오히려 전대 저지가 더 쉬워진 측면도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사전 전자투표에 대해서도 "전대 의장이 통합반대파인 상황에서 사전투표 안건을 상정하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hysup@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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