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미 원조중단에 맞대응 '결기'… "미국은 항상 배신"

입력 2018-01-05 17:47  

파키스탄, 미 원조중단에 맞대응 '결기'… "미국은 항상 배신"
美선 파키스탄의 친중 성향 강화·아프간 주둔 미군 피해 우려 나와

(뉴델리=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미국이 파키스탄에 대한 군사원조를 중단하겠다고 공식적으로 선언하면서 한때 아프가니스탄 대테러전 동맹으로 여겨졌던 양국 관계가 급격히 냉각되고 있다.

무엇보다 파키스탄 정부가 미국의 원조중단 조치를 강력히 힐난하고 나서 관심을 끄는 가운데 앞으로도 원조를 다시 받기 위해 미국의 말을 듣진 않겠다는 태도를 보여 냉랭해진 양자 관계의 현실을 방증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카와자 아시프 파키스탄 외교장관은 4일(현지시간) 파키스탄 지오뉴스와 인터뷰에서 미국의 원조 없이 파키스탄이 생존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세계는 넓고 미국이 우리를 먹여 살리고 있는 것은 아니다"고 답했다.
아시프 장관은 "미국은 1965년 파키스탄이 인도와 전쟁을 할 때 원조를 중단하는 등 언제나 파키스탄이 어려울 때 우리를 떠났다"면서 "미국의 행동은 친구나 동맹의 것이 아니며 미국은 항상 배신했다"고도 했다.
그는 미국이 남아시아 지역에서 파키스탄의 앙숙인 인도와 공통의 이해관계로 결합해 있다면서 "특히 이들 두 나라는 파키스탄과 중국의 경제 회랑 건설이 자신들의 이익에 위협이 된다고 생각해 공동전선을 형성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 문제는 국가적 사안이고 우리 존엄성 문제"라면서 "미국이 파키스탄을 향해 어떤 공세를 취한다면 파키스탄도 국가의 의지를 반영해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파키스탄군 홍보기구 수장인 아시프 가푸르 소장도 성명에서 "만약 미국이 파키스탄에 대해 제재를 한다면, 파키스탄 국민의 열망에 따라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누자트 사디크 파키스탄 상원 외교위원장은 5일 미국의 원조중단에 실망감을 나타내면서 파키스탄은 1990년대에 그랬던 것처럼 미국 없이도 살 수 있다고 말했다고 AP 통신이 전했다.
사디크 위원장은 다만 "미국이 지금 하는 일은 이 지역의 지속적인 평화나 대테러 전쟁을 위해 좋지 않다"면서 양국 관계 문제를 풀어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헤더 노어트 미 국무부 대변인은 파키스탄이 탈레반 등 무장조직 소탕을 위한 결정적 행동에 나설 때까지 파키스탄에 대한 군사원조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중단되는 원조는 이미 지난해 8월에 지원 보류를 결정한 국무부 해외군사자금지원(FMF) 2억5천500만 달러(약 2천700억 원)에 국방부 연합지원자금(CSF) 9억 달러(약 9천500억 원)가 될 것으로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전망했다.
미국의 남아시아 전문가들은 이번 일을 계기로 파키스탄이 중국과 유대 관계를 한층 강화하고 아프간에서 이뤄지는 미국의 대테러전에 협력하지 않을 가능성을 우려했다.
미국 싱크탱크 우드로 윌슨 센터의 아시아프로그램 부책임자인 마이클 쿠겔만은 "파키스탄에 대한 미국의 안보 지원 중단은 당장 양국 관계를 침몰시키지는 않겠지만 중대한 후퇴를 가져올 것"이라며 "파키스탄이 군사 지원을 위해 중국과 사우디아라비아에 더 의존할 수 있다"고 AP에 말했다.
그는 "파키스탄이 아프간을 향한 미국의 보급로나 정보협력을 차단하는 등 보복을 하면 이 지역에 관한 미국의 이익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 조지타운 대학의 크리스틴 페어 교수도 파키스탄이 내륙에 있는 아프간으로 향하는 미군의 물자 수송을 막아 보복할 수 있음을 지적했다.
페어 교수는 로이터 통신 인터뷰에서 "파키스탄이 지상 통신선이나 항공 통신선을 차단한다면 아프간 주둔 미군에게 보급을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물으며 "파키스탄이 미군에 대해 영공 비행 금지를 주장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아시프 장관은 "우리 공군 기지가 미군에 제공됐고, 미국은 우리 영공을 공짜로 사용했다"면서 그동안 파키스탄이 제공한 서비스를 돈으로 환산하면 미국은 파키스탄에 90억 달러를 빚지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ra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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