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이 최고] '빈호흡' 환자, 메르스 감염위험 4.4배 높다

입력 2018-01-06 08:00   수정 2018-01-06 13:06

[건강이 최고] '빈호흡' 환자, 메르스 감염위험 4.4배 높다
자가조혈모세포 이식환자는 감염위험 31.1배 평가
삼성서울병원, 환자 26명 분석결과…"빈호흡 땐 바이러스 감염 주의해야"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2015년 국내에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이 유행할 당시 전문가들이 놀란 것 중 하나가 '슈퍼 전파자'들의 존재였다. 결과적으로 보면, 메르스 환자 186명 중 153명(82.3%)이 단 5명의 감염자한테서 메르스 바이러스가 옮아갔으니 슈퍼 전파자로 불릴만한 대목이다.
슈퍼 전파자별로는 최초 감염자가 28명, 14번째 환자가 85명, 15번째 환자가 6명, 16번째 환자가 23명, 76번째 환자가 11명에게 각각 메르스 바이러스를 감염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보건당국과 전문가들은 슈퍼 전파자들의 당시 건강상태에 주목했다. 슈퍼 전파자가 될 만큼의 이유가 있었을 것으로 본 것이다. 그 결과 5명은 모두 최초 조사 당시 엑스레이에서 폐렴 소견이 관찰됐으며, 이 중 3명은 기침을 심하게 하는 편이었다. 이런 상태에서 각각의 환자가 수백 명 이상을 접촉했으니 호흡기에서 발생한 비말(침방울) 등을 통해 다른 사람한테 바이러스 전파 위험을 높였다는 게 잠정 결론이었다.



그런데 메르스 종식 2년여가 지난 현재 시점에서는 슈퍼 전파자에게서 메르스가 옮은 환자들의 개별적인 건강상태에도 대규모 감염의 원인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슈퍼 전파자의 역할과는 별개로 감염자들의 당시 건강상태가 대규모 감염에 더 취약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백경란 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교수팀은 이런 취지의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감염·화학요법 저널'(journal of infection and chemotherapy) 최근호에 발표했다.
논문에 따르면 연구팀은 최초 감염자로부터 메르스 바이러스에 감염된 28명 중 26명의 건강상태와 감염 위험도를 후향적으로 추적 분석했다.
이 결과 당시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을 방문한 사람 중 '빈호흡'(과다호흡)을 가진 경우 메르스 감염 위험도가 4.4배나 높았다.
빈호흡은 호흡수가 증가하고 동시에 호흡이 얕아진 상태를 말한다. 빈호흡의 대부분은 호흡곤란을 동반하는데, 울혈성 심부전이나 폐렴, 수막염, 소아 발열 환자 등에게 빈호흡이 많은 편이다.
연구팀은 빈호흡과 특정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연관성이 직접 평가되지는 않았지만, 이론적으로 빈호흡 환자는 바이러스가 포함된 비말이나 에어로졸(공기 중 입자)을 더 많이 들이마실 수 있는 개연성이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임채만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이와 관련 "빈호흡 환자는 기본적으로 호흡기 계통의 면역력이 떨어져 있는 상태지만, 이들에게 특정 바이러스 감염 위험이 높다는 연구 보고는 없었다"면서 "하지만, 빈호흡 상태의 환자가 응급실 등의 한정된 공간에서 특정 바이러스에 노출된다면 감염 위험이 커질 가능성은 충분한 만큼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병원에서 자가조혈모세포를 이식한 환자들도 메르스 감염 위험이 31.1배에 달한 것으로 평가됐다. 자가조혈모세포이식술은 골수나 말초혈, 제대혈 속에 주로 들어 있는 병든 조혈모세포를 빼내고 새로운 조혈모세포를 넣어주는 치료법이다. 백혈병과 악성 림프종, 다발성 골수종 등의 중증 혈액종양 환자가 이 치료법의 적용 대상이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이들 감염자는 상대적으로 감염 위험이 낮은 구역에 있었는데도 메르스 바이러스에 감염됐다"면서 "이게 림프종 등의 기저질환 때문인지, 여러 차례의 항암 화학요법 때문인지, 조혈모세포이식술 자체가 감염 위험성을 높이는지는 단정 지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면역력이 심각하게 떨어진 상태에서는 메르스와 같은 바이러스 감염에 더욱 취약할 수 있어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게 연구팀의 해석이다.
bi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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