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학생감소에 따른 재정적자를 이유로 최근 폐교를 신청한 서울 은혜초등학교가 올해 신입생 등록을 받지 않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5일 교육계에 따르면 이 학교는 최근 신입생 지원자 학부모들과 개별적으로 연락을 취해 입학등록을 받지 않겠다고 안내했다. 올해 은혜초에 지원한 학생은 30명으로 정원(60명)의 절반에 그쳤다.
은혜초는 지난달 28일 학생감소에 따른 재정적자 누적을 이유로 서울시교육청 서부교육지원청에 폐교 인가를 신청했다. 학교를 폐교하려면 설립할 때와 마찬가지로 교육감 인가가 필요하며 인가받지 못하면 학교를 계속 운영해야 한다.
서부교육지원청은 은혜초가 이사회 회의록만 냈을 뿐 학생분산계획이나 교직원처리대책 등 폐교 후속조치는 마련·제출하지 않았다며 신청을 반려했다. 이후 은혜초는 아직 폐교 인가를 재신청하지 않았다.
은혜초 폐교 신청으로 서울에서도 학생이 줄어 학교가 문 닫는 일이 현실화됐다는 우려가 쏟아졌다. 특히 초등 1∼2학년 방과후 영어수업이 올해부터 금지되면서 이런 수업에 특화된 사립초가 공립초보다 먼저 타격받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서울 사립초 입학경쟁률은 2014학년도 2.3대 1에서 2015학년도 2.0대 1, 2016학년도 1.9대 1로 하락했다가 2017학년도 2.0대 1로 소폭 반등한 뒤 2018학년도 다시 1.8대 1로 떨어졌다.
서울지역 초등학생은 1997년 75만6천542명에서 2017년 42만8천333명으로 20년 사이 약 43.4%(32만8천209명) 감소했다.
이런 상황이 되자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지난 3일 신년기자회견에서 "신입생 모집이 어려운 사립초가 더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면서 "교육청 학교지원과에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사립초 현실을 종합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은혜초 등록과 관련해 상황을 파악해보겠다"면서 "신입생이든 재학생이든 1명이라도 은혜초를 다니길 원하면 폐교 인가를 내줄 수 없다는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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