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1형(소아) 당뇨병을 치료할 수 있는 유전자요법이 개발돼 쥐 실험에서 효과가 입증됐다.
미국 피츠버그대학 아동병원 외과 과장 조지 기티스 박사는 췌장에 있는 알파 세포를 인슐린을 생산하는 베타 세포로 유전자 변형시켜 1형 당뇨병을 치료하는 유전자요법을 개발했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와 메디컬 익스프레스가 5일 보도했다.
1형 당뇨병 모델 쥐에 이를 실험한 결과 알파 세포가 베타 세포로 유전형질이 바뀌면서 인슐린을 생산, 혈당이 정상으로 회복됐다고 기티스 박사는 밝혔다.
알파 세포가 베타 세포로 바뀌어 베타 세포의 기능을 수행했지만 자연 베타 세포와는 약간 달라서인지 면역체계의 공격을 받지 않았다고 그는 설명했다.
1형 당뇨병은 인슐린 생산이 부족하거나 세포가 인슐린을 활용하는 기능이 떨어져 발생하는 2형(성인) 당뇨병과는 달리 면역체계가 인슐린을 만드는 췌장의 베타 세포를 공격, 인슐린이 극히 적게 생산되거나 아예 생산되지 않아 발생하는 일종의 자가면역질환이다.
췌장에는 베타 세포와 알파 세포가 있다. 베타 세포는 혈당이 올라갈 때 인슐린을 방출해 혈당을 떨어뜨리고 알파 세포는 혈당이 지나치게 떨어졌을 때 글루카곤이라는 호르몬을 방출해 혈당을 끌어올리는 기능을 수행한다.
이 유전자요법은 아데노 관련 바이러스(AAV: adeno-associated virus)에 베타 세포의 성장, 증식, 기능을 지원하는 두 가지 단백질(Pdx1, MafA)을 실어 췌장에 주입하는 것이다. AAV는 유전물질을 인위적으로 전달하는 운반체로 사용된다.
베타 세포가 지니는 이 유전물질이 1형 당뇨병 쥐의 췌장에 주입되자 알파 세포 일부가 베타 세포로 바뀌면서 인슐린을 만들기 시작했고 1형 당뇨병 쥐는 혈당이 정상 수준으로 되돌아왔다.
기티스 박사는 알파 세포에서 전환된 베타 세포와 정상적인 베타 세포의 유전자 발현 패턴을 비교해 봤다. 그 결과 전환 세포가 베타 세포로 완벽하게 재프로그래밍(reprograming)됐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알파 세포로부터 전환된 베타 세포가 면역체계의 공격을 받지 않은 것은 원래의 베타 세포와는 약간 다르기 때문일 것으로 기티스 박사는 추측했다.
그러나 그 차이가 베타 세포의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할 정도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그는 강조했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이 유전자 치료 효과가 4개월 지속하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알파 세포에서 전환된 베타 세포가 베타 세포로 "완전히 성숙"하면서 면역체계가 이를 알아보고 공격했기 때문일 것으로 기티스 박사는 추정했다.
쥐의 이 "4개월"이라는 시간이 인간에게는 수 십 년에 해당하기를 그는 기대했다.
기티스 박사는 현재 진행 중인 영장류 실험을 거쳐 식품의약국(FDA)에 이 유전자요법을 1형, 2형 당뇨병 치료법으로 임상시험할 수 있도록 승인을 받아낼 계획이다.
이 연구결과는 과학전문지 '셀 줄기세포'(Cell Stem Cell) 최신호(1월 4일 자)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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