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남자' 호시노 감독과 선동열 그리고 베이징올림픽

입력 2018-01-06 10:24  

'불꽃남자' 호시노 감독과 선동열 그리고 베이징올림픽
'국보급 투수' 선동열을 '나고야의 태양'으로 만든 주인공
1999년 선동열·이종범·이상훈과 더불어 주니치 우승 지휘
2008 베이징올림픽선 한국 대표팀에 예선·준결승서 연패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최근 타계한 호시노 센이치 전 일본야구대표팀 감독은 우리나라와 여러 인연으로 겹친 인물이다.
일본 언론은 6일 호시노 감독이 암 투병 중 이틀전 별세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호시노 감독은 우리나라의 '국보급 투수' 선동열 현 한국 야구대표팀 전임감독이 일본프로야구에서 '나고야의 태양'으로 빛날 수 있도록 투지를 자극했다.
선동열, '바람의 아들' 이종범, '야생마' 이상훈 등 코리안 삼총사를 앞세워 1999년 주니치 드래곤스를 센트럴리그 우승으로 이끈 명장이기도 하다.
일본 NHK 방송은 호시노 감독의 별세 소식을 전하며 그를 '불꽃남자'라고 추모했다. 선동열 감독은 생전의 고인을 '열혈남아'라고 했다.
호시노 감독은 주니치에서 현역으로 뛸 때 '반(反)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선봉장을 자임했다.
일본 국민의 70%가 요미우리를 일방적으로 응원하던 시절, 호시노 감독은 '타도 요미우리'를 외치며 근성 있는 투구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홈런왕 오사다하루(王貞治) 소프트뱅크 호크스 회장, 나가시마 시게오 요미우리 종신 명예 감독과 더불어 호시노 감독은 현역·지도자 은퇴 후 일본 야구계에 큰 영향을 끼친 존경 받는 원로이자 레전드로 통했다.
일본 언론은 호시노 감독을 비정함과 애정을 겸비한 승부사라고 평가했다.
1996∼1999년 4년간 호시노 감독과 함께 주니치에서 한솥밥을 먹은 선동열 감독의 증언에 따르면, 호시노 감독은 경기 중 투지를 보이지 않은 선수에게 직접 주먹을 날릴 정도로 비정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파이팅 넘치는 선수는 따로 불러 따뜻하게 격려하고 그에 걸맞게 선물로 대우하는 등 강력한 카리스마로 주니치, 한신 타이거스, 라쿠텐 골든 이글스 등 3개 팀에서 17년간 사령탑을 지냈다.



일본 진출 첫해인 1996년 마무리 투수로서 5승 1패 3세이브, 평균자책점 5.50이라는 극도의 부진한 성적을 남긴 선동열 감독을 향해 호시노 감독은 "그렇게 할 거면 한국으로 돌아가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시즌 후 한국에 오지 않고 일본에 남아 절치부심하던 선 감독은 이듬해 1승 1패 38세이브, 평균자책점 1.28을 올리며 호시노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고 애제자로 자리매김했다.
호시노 감독과 선 감독의 아름다운 인연은 이후 한일 야구를 잇는 다리가 됐다.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사령탑 시절 선 감독은 은사 호시노 감독의 소개와 배려로 일본 오키나와 현 온나의 아카마 구장을 스프링캠프로 삼았다.
일본프로야구팀도 부러워하는 조건을 갖춘 새 야구장인 이곳은 현재 삼성의 동계훈련 전초기지다.
호시노 감독과 한국 야구의 인연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장면이 2008년 베이징올림픽이다.
우리나라 대표팀은 '숙적' 일본을 예선과 준결승에서 두 차례나 꺾고 9전 전승의 신화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당시 일본 대표팀을 지휘한 호시노 감독은 거구 이대호(36·롯데 자이언츠)를 '스모 선수'라고 비아냥댔다가 예선에서 그에게 동점 홈런을 얻어맞고 체면을 구겼다.
준결승에선 주니치 시절 애제자인 좌완 불펜 이와세 히토키를 밀어붙였다가 우리 타자들에게 혼쭐이 났고 결국 결승에도 오르지 못하고 짐을 쌌다.



cany9900@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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