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미국 시카고에서 출발해 중국 홍콩으로 향했던 유나이티드항공 여객기가 '엉망이 된 화장실' 문제로 알래스카 앵커리지 공항에 긴급 우회 착륙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5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과 CBS·폭스뉴스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1시 40분 시카고 오헤어국제공항에서 245명의 탑승객을 태우고 홍콩을 향해 출발한 유나이티드항공 895편이 오후 7시 50분 회항 결정을 내리고, 오후 9시 30분(앵커리지 현지시간 오후 6시 30분) 알래스카 테드 스티븐스 앵커리지 공항에 비상 착륙했다.
공항 경찰은 "한 남성 탑승객이 2개의 기내 화장실을 배설물로 더럽혔으며, 입고 있던 웃옷을 벗어 변기에 내려보내려 했다"고 설명했다.
기내 탑승객들은 화장실을 이용할 수 없게 됐을 뿐 아니라 불쾌한 냄새 때문에 고역을 치렀다.
착륙 당시 좌석에 앉아있던 문제의 남성은 지역 경찰과 연방 수사관들이 기내에 올라 수갑을 채우자 순순히 응했고, 기본 조사를 받은 후 정신 감정을 위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수사 당국은 "지금까지로 봐서는 고의성이 없는 것으로 판단돼 기소하지 않았다"며 "아직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부연했다.
시카고 트리뷴은 문제의 남성이 베트남 국적의 미국 영주권자라고 전했다.
해당 항공기는 보잉 777기로, 밤사이 공항 내 유지보수센터에서 청소와 점검을 받아야 했고 탑승객들은 발이 묶였다.
유나이티드항공은 "탑승객들에게 숙박시설을 제공했으며, 5일 중 목적지로 재출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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