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대회 유일한 단체 구기종목…최대 매력은 스피드
한국 남녀 대표팀, 개최국 자격으로 올림픽 첫 출전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아이스하키는 금메달 수가 2개에 불과하지만 역대 동계올림픽에서 대표적인 인기종목으로 꼽힌다.
전체 입장 수입 중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때 46%,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때 50%를 아이스하키 한 종목이 책임지며 '흥행 보증 수표'로서 입지를 굳혔다.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남자 아이스하키 결승전 티켓 최고가는 1천320달러(약 147만원)로 다른 어떤 종목보다 비쌌다.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도 남자 아이스하키 결승전 티켓 가격은 최고 90만원으로 피겨스케이팅 결승(80만원)을 포함한 전 종목 중 가장 비싸다.
아이스하키는 1924년 샤모니 동계올림픽에서 처음으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이래 지금까지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19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에서는 첫 여자팀이 출전했다.
1998년 나가노 대회 이후 2014년 소치 대회까지 5회 연속으로 동계올림픽 무대를 밟았던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선수들은 이번 평창 대회에는 불참한다.
아이스하키는 말 그대로 얼음판 위에서 하는 하키다. 올림픽 팀 엔트리 수는 골리(골키퍼)를 포함해 남자 25명, 여자 23명이다.
이중 링크 안에서 플레이에 참여하는 선수는 6명으로, 골리 1명, 수비수 2명, 공격수 3명으로 구성된다.
5명의 스케이터가 톱니바퀴처럼 움직이며 고무로 된 납작한 볼인 '퍽'을 연결해 상대 팀 골대에 넣는 경기가 바로 아이스하키다.
높이 1.22m, 너비 1.83m의 골문 앞에서 퍽을 막는 골리는 마스크와 체스터, 레그 패드, 블로커, 글러브 등 보호 장구를 잔뜩 착용한다.
골문을 향해 날아오는 퍽은 총알처럼 빠르기 때문이다. 슛이 강한 선수들은 퍽의 속도가 160㎞ 이상 나온다.
골리가 아닌 스케이터 역시 보호 장구를 착용한다. 경기 시간은 60분으로, 20분씩 나눠 3피리어드로 경기를 치른다. 피리어드 사이엔 15분씩 쉰다.
아이스하키의 최대 매력은 스피드다. 경기 시작할 때의 속도감이 끝날 때까지 거의 비슷하게 유지된다. 그 비결은 제한 없는 선수 교체에 있다.
총 6명이 한 팀을 이루는 아이스하키에서 골리를 제외하고 3명의 공격수와 2명의 수비수로 이뤄진 한 조를 라인이라고 한다.
보통은 1라인부터 4라인까지 나눠 경기에 나선다. 한 라인이 빙판 위에서 경기하는 시간은 대략 50초 정도다.
이 시간이 지나면 다음 라인이 벤치에서 투입된다. 20분씩 총 3피리어드로 진행되는 경기에서 50초에서 1분 간격으로 쉴새 없이 선수가 교체된다.
방전과 충전이 무한정으로 반복되면서 폭발적인 스피드가 경기 종반까지 지속된다.
또 격투 종목을 방불케 하는 격렬한 몸싸움은 아이스하키만의 매력이다.
우리나라에서 아이스하키는 야구나 축구 같은 인기 종목이 아니다. 국내 남자 실업팀이 단 3개(안양 한라, 하이원, 대명 킬러웨일즈)에 불과할 정도로 비인기 종목이다.
하지만 한국 아이스하키는 동양인 최초로 NHL 스탠리컵을 두 차례나 들어 올린 백지선 감독과 NHL 스타 선수 출신인 박용수 코치 부임 이후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했다.
2016년 4월 일본을 34년 만에 격파한 데 이어 지난해 4월에는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세계선수권 월드챔피언십(1부 리그) 티켓을 거머쥐는 쾌거를 이뤘다.
한국은 작년 12월에 열린 유로하키투어 채널원컵에서는 세계 1위 캐나다(2-4패), 3위 스웨덴(1-5패), 4위 핀란드(1-4패)를 만나 선전을 펼치며 이변 가능성을 확인했다.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간 '백지선호'가 오는 2월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어떤 기적을 만들어낼지 관심이 쏠린다.
한국은 평창 동계올림픽 A조에서 세계 최강 캐나다를 비롯해 체코(6위), 스위스(7위)와 맞붙는다.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도 남자와 마찬가지로 개최국 자격으로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첫 올림픽 무대를 밟는다.
여자 대표팀의 세계랭킹은 22위로, 남자 대표팀(21위)보다 1계단 낮다. 하지만 열정 하나만큼은 남자팀에 절대 뒤지지 않는다.
한국에는 초·중·고·대학은 물론 실업까지 여자 아이스하키팀이 하나도 없다. 국내 정식 여자 아이스하키팀은 단 1개, 대표팀이 유일하다.
이처럼 척박한 환경과 불투명한 미래에도 꿈을 향해 포기할 줄 모르는 그녀들은 이제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던 도전에 나선다.
여자 대표팀은 2017 삿포로 동계 아시안게임에서 사상 최초로 중국을 꺾는 이변을 연출했다.
지난해 4월 세계선수권 4부 리그에서는 5전 전승을 거두며 우승을 차지해 3부 리그로 승격했다.
이후 해외 전지훈련을 통해 착실하게 실력을 다진 한국 여자 대표팀은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스웨덴(5위), 스위스(6위), 일본(9위)과 B조에서 격돌한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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