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급식 확산 속 고교 무상교육 제주 첫 도입…무상교복도 추진
고교 무상교육 2022년 전면 시행…"재원 확보 안되면 누리과정 갈등 재연"
(서울=연합뉴스) 공병설 기자 = 무상급식, 무상교복, 첫 고교 무상교육…….
새해 초 교육현장에 '무상(無償) 열풍'이 거세다.
7일 교육계에 따르면 일선 시·도 교육청과 지방자치단체가 잇따라 무상급식 확대에 나섰다. 제주에서는 전국에서 처음으로 고교 무상교육을 시행하고 경기도는 무상교복 사업을 추진 중이다.
정부는 2020년부터 단계적으로 고교 무상교육을 도입해 2020년 완성할 계획이어서 교육에 대한 공적 책임 강화 추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제주도교육청은 올해부터 도내 모든 국·공·사립 고등학생에게 입학금과 수업료, 학교운영지원비를 면제한다고 지난 3일 밝혔다.
학비가 가장 비싼 제주시 동 지역 일반고 학생의 경우 입학부터 졸업 때까지 부담하는 학비 432만여원을 내지 않게 됐다.
제주교육청은 지원 대상을 교과서 대금까지 넓히는 것도 검토 중이다.
충남교육청은 올해부터 모든 고등학교의 신입생 입학금을 면제해주기로 했다.
정부의 핵심 교육 공약 중 하나인 고교 무상교육의 조기 실현 차원에서 학부모 부담을 줄이고 교육의 공공성을 강화하겠다는 뜻이다.
무상급식 확대도 전국으로 번지고 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유은혜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교육부와 시·도 교육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기준 전국 초·중·고교생 579만 5천여명 가운데 74.1%(429만 4천여명)가 무상급식을 받는 것으로 파악됐다.
인천시는 전국 최초로 무상급식을 영유아부터 초·중·고까지 전면 확대한다.
지난해 중학교 무상급식을 처음 시행한 데 이어 올해는 어린이집 7만8천명에게 '청정 무상급식'을 제공하고 고교생 7만7천명에게도 무상급식을 한다.
강원도교육청도 유·초·중·고생 전체를 대상으로 무상급식을 한다.
기존에 무상급식 혜택을 보던 유·초·중 학생에 고교와 특수학교 학생까지 포함하면 도내 학생 18만5천100명이 급식지원 혜택을 받는다.
전남도 올해부터 고교 전면 무상급식을 시행하고, 세종시는 동 지역 고교까지 무상급식을 넓혀 초·중·고·특수학교 학생 전원에게 급식을 무상 제공한다.
경남과 대전, 울산 등에서는 중학교 전면 무상급식이 이뤄진다.
기초 지자체 차원의 무상급식 확대도 눈에 띈다.
충남 청양군은 전국 최초로 학생당 연간 최대 200만원씩 고등학생 '삼시 세끼' 급식비를 지원한다.
경북 문경·상주시는 초등학교 전면 무상급식을 도입한다. 이로써 전국 시 단위 기초자치단체는 한 곳도 빠짐없이 초등생 무상급식을 하게 됐다.
일부 지역에서는 중·고교 무상교복 사업도 추진되고 있다.
경기도와 경기교육청은 중학교 무상교복비를 올해 본예산에 반영하고 시·군과 사업비를 분담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보건복지부가 동의하면 중학교 신입생에게 교복 구입비 22만원이 지원된다.
성남과 용인, 광명, 안성, 과천시는 이와 별개로 중·고교 무상교복 지원에 관해 복지부에 협의를 요청한 상태다. 성남시는 복지부 협의 없이 2016년부터 독자적으로 중학교 무상교복을 시행하며 법정 다툼을 벌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교육부는 2020년 시작해 2022년에 고교 무상교육을 전면 시행할 계획이다. 고등학생의 입학금과 수업료, 학교운영지원비, 교과서비를 지원한다.
교육부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에 구체적인 실행 방안 마련을 위한 정책연구를 거쳐 연말에 고교 무상교육 기본계획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한국교육개발원 '고교 무상교육 실행 방안 연구'(2013)에서는 3단계에 걸친 무상교육 확대 방안이 여러 가지 제시됐다.
읍면·도서벽지→일반 도(道)→특별·광역시 순으로 확대하거나, 특성화고·읍면·도서벽지·도시 일반고 1학년→도시 일반고 2학년→도시 일반고 3학년, 읍면·도서벽지·도시 1학년→도시 2학년→도시 3학년 순으로 늘려가는 방식이다.
엄문영 경인교대 교수는 교육부가 지난해 11월 마련한 교육복지정책포럼에서 2022년 기준 총 추가재정 소요액을 2조3천556억∼2조3천914억원으로 추산했다.
정부 국정운영 5개년계획에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을 개정해 지방교육재정교부금 내국세 교부율 인상을 통해 무상교육 지원금을 확보하는 것으로 돼 있다.
한국교육개발원 지방교육재정연구센터 이선호 소장은 "면밀한 재원 확보 방안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고교 무상교육도 누리과정 같은 갈등 상황을 맞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2012년 누리과정 도입 당시 경제성장률을 고려해 추가재원 확보 없이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충당하기로 했지만, 경기침체로 지방교육재정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정부와 교육청 간에 극심한 갈등이 이어졌다.
송기창 숙명여대 교수는 "교부율 인상분이 예상 규모에 미치지 못하면 차액을 국가 일반회계 전입금으로 충당하는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며 "2019년 만료되는 유아교육지원특별회계를 교육비지원특별회계로 전환해 누리과정과 고교 무상교육 재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수단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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