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G-30] ④ '빙상 편중' 끝낸다…스켈레톤·봅슬레이·스노보드 도전장

입력 2018-01-09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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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G-30] ④ '빙상 편중' 끝낸다…스켈레톤·봅슬레이·스노보드 도전장
스켈레톤 윤성빈, 세계랭킹 1위 도약…봅슬레이 원윤종-서영우, 평창서 맹훈련
'배추 보이' 이상호, 설상 역대 첫 올림픽 메달 기대주
여자 컬링, '빙상에 스케이팅만 있는 게 아닙니다'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한국의 역대 동계올림픽 메달은 예외 없이 눈이 아닌 얼음 위에서 나왔다.
동계올림픽 종목은 크게 빙상, 설상, 슬라이딩으로 나뉜다.
역대 동계올림픽에서 온 국민을 환호하게 한 김연아(피겨 스케이팅), 이상화·모태범·이승훈(스피드 스케이팅), 김기훈·전이경·안현수(쇼트트랙) 등은 모두 빙상 종목 선수다.
지금까지 한국이 동계올림픽에서 얻은 메달 53개는 모두 빙상에서 거둬들였다.
다음 달 9일 개막하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는 메달의 영역이 확대될 전망이다.
무엇보다 기대되는 종목은 슬라이딩(썰매)이다.
눈 위에서 타는 일반 썰매와 달리 엘리트 스포츠로서 썰매(봅슬레이·스켈레톤·루지)는 1㎞가 넘는 길이의 트랙에 깔린 얼음 위에서 경기를 펼친다.
설상이나 빙상에 포함하기 모호한 구석이 있어 썰매는 슬라이딩으로 구분된다.
썰매에 배를 대고 누운 채 머리부터 내려오는 스켈레톤에서는 윤성빈(24)이 유력한 금메달 후보다.
'천재' 윤성빈은 '황제' 마르틴스 두쿠르스(34·라트비아)의 오랜 독주에 제동을 걸었다.
지난 시즌을 세계랭킹 3위(월드컵 기준으로는 2위)로 마친 윤성빈은 이번 시즌 들어 10년 가까운 세월 동안 두쿠르스가 쥐고 있던 세계랭킹 1위 자리를 빼앗았다.
윤성빈은 올 시즌 6차례의 월드컵에서 금메달 4개, 은메달 2개를 목에 걸어 두쿠르스(금메달 2개, 은메달 2개)를 압도했다.
지난 시즌 윤성빈에 앞선 세계랭킹 2위이자 2014 소치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알렉산더 트레티아코프(33·러시아)는 소치에서 금지약물을 복용했던 것으로 뒤늦게 드러나 평창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한다.
윤성빈은 이번 시즌 들어 트레티아코프는 물론이고 두쿠르스도 넘어섰다는 평가다.
그는 북미는 물론이고 두쿠르스의 안방이나 다름없는 유럽 트랙에서도 거침없이 질주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장소를 가리지 않고 월드컵 승전보를 전해 오는 윤성빈이 홈 이점을 살리면 한국 썰매 역대 최초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되는 영광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남자 봅슬레이 2인승 부문의 원윤종(33)-서영우(27)도 금메달을 욕심낼 만하다.
사실 윤성빈이 맹활약하는 스켈레톤에 비하면 봅슬레이 대표팀의 분위기는 상대적으로 가라앉아 있다.
원윤종-서영우는 2015∼2016시즌 월드컵 세계랭킹 1위에 오르며 '한국 썰매의 기적'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하지만 올림픽이 점차 다가옴에 따라 유럽 선수들이 기량을 끌어올리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원윤종-서영우는 이번 시즌 1차 대회에서 10위, 2차에서 13위, 3차에서 6위에 그쳤다.
이후 이들은 올림픽에 대비해 평창 트랙에서 훈련을 이어나가는 것이 낫다는 판단 아래 남은 월드컵을 포기했다.
4, 5, 6차 월드컵에서 포인트를 쌓지 못한 원윤종-서영우의 세계랭킹은 18위로 처져 있다.
썰매는 유독 홈 이점이 큰 종목이다.
특히 평창올림픽 썰매 경기가 열리는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슬라이딩센터는 2016년 10월에야 완공돼 대부분의 세계 선수가 매우 낯설어한다.
원윤종-서영우가 평창에서 맹훈련을 거듭해 트랙을 완벽하게 익히면 충분히 좋은 결과를 기대해볼 수 있다.

'배추 보이' 이상호(23)는 한국 설상 역대 첫 올림픽 메달 기대주로 꼽힌다.
'배추 보이'는 어린 시절 배추밭을 개량한 눈썰매장에서 스노보드를 타 붙은 별명이다.
이상호는 아시안게임 스노보드 종목에서 한국 선수로는 처음 금메달을 따냈고, 한국 스키(스노보드는 스키에 포함) 사상 최초로 월드컵 메달리스트가 됐다.
그는 지난해 2월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에서 회전과 대회전에서 2관왕에 올랐으며 3월 터키에서 열린 월드컵 평행대회전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상호는 "이번 올림픽은 한국에서 열리고, 나의 첫 올림픽"이라면서도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기보다 앞으로 있을 여러 올림픽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하겠다"고 평정심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컬링은 빙상 종목이지만 한국 컬링은 그동안 쇼트트랙이나 스피드·피겨 스케이팅과 달리 동계올림픽에서 빛을 보지 못했다.
이번에는 한국 컬링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이 나올지 눈여겨봐야 한다.
특히 여자 컬링은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은메달, 아시아·태평양컬링선수권대회 금메달, 핀란드 마스터 투어대회 금메달 등으로 기대를 모았다.

ksw08@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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