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넌 "'반역적' 발언은 트럼프 장남 겨냥한 것 아냐"…지각 해명

입력 2018-01-08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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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넌 "'반역적' 발언은 트럼프 장남 겨냥한 것 아냐"…지각 해명
'화염과 분노' 내용 소개 후 나흘만에 성명 내 "대통령에 대한 지지 변함없어"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불리한 내용의 인터뷰를 해 사면초가에 몰린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가 7일(현지시간) '지각 해명'을 했다.
배넌은 이날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를 통해 성명을 내고 미 정가에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언론인 마이클 울프의 저서 '화염과 분노'에 담긴 자신의 인터뷰와 관련해 처음으로 입장을 밝혔다.
지난 2016년 6월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대선캠프 선대본부장이었던 폴 매너포트와 러시아 정보원들 사이에서 이뤄진 일명 '트럼프타워 회동'은 "반역적이고 비애국적"이라고 말했다는 자신의 발언이 영국 가디언을 통해 지난 3일 알려진 지 나흘 만이다.
배넌은 성명에서 "(반역적이라는) 나의 언급은 러시아인들이 어떻게 작업을 하는지를 잘 알고 있는 노련한 선거 전문가인 폴 매너포트를 겨냥한 것"이라면서 "그는 그들(러시아 정보원들)이 표리부동하고 교활하며 우리의 친구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어야 했다"고 밝혔다.
이어 "되풀이하자면 그 코멘트는 도널드 주니어를 겨냥한 게 아니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해군 장교 출신인 배넌은 러시아 측과의 회동을 '반역적'이라고 언급한 것은 미 구축함에서 소련 잠수함 추적을 주요 임무로 수행했던 개인적인 과거 경험 때문이기도 하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책 내용이 공개된 이후 트럼프 대통령 본인과 백악관으로부터 맹비난에 시달리는 배넌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충성심을 드러냈다.
그는 성명에서 "대통령과 그의 어젠다에 대한 나의 지지는 변함이 없다"며 "공모는 없었고 (특검)수사는 마녀사냥"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는 애국자이자 훌륭한 사람"이라고 칭찬했다.
아울러 "도널드 주니어에 대한 부정확한 보도에 대한 내 대응이 늦어진 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역사적인 첫해 성취로부터 대중의 관심을 분산시킨 것을 후회한다"며 늦은 해명을 사과했다.
그러나 이날도 트럼프 행정부 주요 인사들은 방송 출연을 통해 배넌과 문제의 서적에 관한 맹공을 멈추지 않았다.
백악관의 '젊은 실세'로 꼽히는 스티븐 밀러 선임 정책고문은 CNN방송에 출연해 "이 책은 하나부터 열까지 쓰레기 더미에 지나지 않는다"면서 "배넌이 현실과 전혀 무관하고 앙심을 품은 게 분명해 보이는 이런 기괴한 코멘트를 한 것은 비극적이고 불행한 일"이라고 말했다.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대사도 ABC뉴스에서 "나는 항상 사람들이 돈과 권력을 위해 어디까지 거짓말하는지에 대해 놀라곤 한다"며 배넌을 에둘러 비판했다.
한편, 책 내용의 진위를 둘러싼 트럼프 대통령 본인과 저자인 울프 사이의 공방도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6일 트위터를 통해 "그는 백악관에서 나를 세 시간 동안 인터뷰했다고 말하지만 그런 일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의 상상 속에 있는 일"이라고 신뢰성을 깎아내리자, 울프는 7일 NBC에 출연해 "대통령이 거짓말쟁이라고 말하고 싶진 않다"며 인터뷰는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firstcircl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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