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 당협위원장 신청에 "꽃길 가나?" 반발(종합)

입력 2018-01-08 11:56  

홍준표, 대구 당협위원장 신청에 "꽃길 가나?" 반발(종합)
김태흠 "텃밭 대구에 '셀프 입성'하겠다는 거냐…기가 막힐 뿐"
박민식 "보수주의 아닌 보신주의…창피하고 민망해" 맹비난

(서울=연합뉴스) 김범현 배영경 기자 =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당의 텃밭인 대구의 북구을 당협위원장 공모에 신청한 것을 두고 당 일각에서 거센 반발이 터져 나왔다.
김태흠 최고위원은 8일 입장문을 내고 "당 대표라면 지방선거를 앞두고 험지를 택해 희생과 헌신의 모범을 보여야 하는데 텃밭 대구는 '셀프 입성'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서 대구를 희망한다고 했을 때는 설마설마했는데 기가 막힐 뿐"이라며 "(당이 어려운 시기일수록) 당 대표라면 '생즉사 사즉생'의 각오로 솔선수범을 보이며 낙동강 전선 사수작전이 아니라 인천상륙작전을 도모해 전세 반전을 도모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대표가 앞장서 누구라도 원하는 당의 텃밭 대구에 안주하겠다는 것은 당의 지지기반 확장 포기와 다름없다"고 꼬집었다.
김 최고위원은 "이렇게 해서야 인재영입이 가능하겠느냐"면서 "또 당의 구성원들에게 희생과 헌신을 요구할 수 있겠느냐"고 쏘아붙였다.
한국당 부산시장 후보 출마를 준비 중인 박민식 전 의원도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홍 대표의 행보에 대해 "보수주의 대신 보신주의를 선택했다. 한 마디로 창피하고 민망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홍 대표의 대구 당협위원장 신청 철회를 촉구했다.
그는 "당 대표는 희생과 헌신, 즉 노블레스 오블리주라는 보수의 가치를 지킬 선봉장"이라며 "이를 솔선수범해야 할 당 대표가 제 한 몸 챙기겠다고 선언한 것은 전형적인 기득권이고 웰빙 작태이며 보수의 가치를 헌신짝처럼 내팽개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당 대표는 지방선거를 책임져야 할 장본인"이라며 "서울·경기는 가시밭이고 부산·경남은 쑥대밭이 됐음에도 홍 대표는 꽃길을 걷겠다고 선언했다. 누가 선거에 모든 것을 걸었다고 믿겠는가"라고 꼬집었다.
나아가 박 전 의원은 "(대구 당협위원장 신청은) 모래시계 검사 홍준표의 이미지와도 맞지 않다"며 "대장부가 아니라 졸장부의 약아빠진 꼼수에 불과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홍 대표는 대구 당협위원장 신청을 즉시 철회하고, 꼭 대구 당협위원장을 하겠다면 당 대표를 사퇴하라"며 "반드시 당협위원장을 하겠다면 서울이든 낙동강 벨트든 험지를 택하라"고 요구했다.
박 전 의원은 또 "홍준표의, 홍준표에 의한, 홍준표를 위한 당 운영을 즉각 멈춰라"라고 밝힌 데 이어 "혼란만 가중하는 지방선거 공천에서 손을 떼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 대표는 현재 전략공천을 통한 부산시장 후보 선정을 염두에 두고 있는 반면, 박 전 의원은 이에 반발해 공정한 시민경선에 의한 부산시장 후보 선출을 주장하고 있다.
박 전 의원은 지난해 말 한국당 당무감사 결과 커트라인에 미달해 당협위원장직(부산 북강서구갑)을 박탈당했다.



kbeom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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