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선수권 4위 오른 후 위원회 투표로 대표팀 포함…82년 만에 최고령 데뷔
과거 오서 코치 밑에서 김연아와 함께 훈련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미국 남자 피겨스케이팅의 애덤 리펀이 극적으로 평창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리펀은 7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의 평창동계올림픽 피겨 남자싱글 대표선수 명단에 네이선 천, 빈센트 저우와 함께 이름을 올렸다.
28살 리펀의 첫 올림픽 출전으로, 올림픽 데뷔전을 치르는 미국 피겨선수 가운데 82년 만에 최고령이다.
리펀은 평창행은 극적으로 결정됐다.
올림픽 대표 선발전을 겸한 미국피겨선수권대회에서 리펀은 쇼트 프로그램에서 네이선 천에 이어 2위에 올랐으나 프리 스케이팅에서 실수를 연발하며 4위로 처졌다.
종합 점수로도 4위가 된 리펀은 3장뿐인 남자 싱글 올림픽 출전권을 놓치는 듯했으나 대표선발위원회는 투표를 거쳐 11-1로 리펀에게 출전권 1장을 주기로 결정했다.
프리스케이팅에서 깜짝 선전을 펼치며 종합 2위에 올랐던 로스 마이너(26)는 그간 국제대회 성적이 리펀에 못 미친 탓에 고배를 마셨다.
초조하게 위원회의 결정을 기다렸던 리펀은 올림픽 출전 통보를 받자 가장 먼저 마이너에게 위로의 문자 메시지를 보냈고, 마이너는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리펀에게 축하를 전했다.
리펀은 "선발위원회가 지난 두 시즌 동안 내 활약을 봐준 것에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지난 경험을 바탕으로 올림픽에서 최고의 연기를 펼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리펀은 주니어 시절 명실상부 세계 정상급 선수였다.
2007-2008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우승하고 2008년과 2009년 연속으로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를 제패했다.
시니어 무대에 데뷔한 후 2010년 전북 전주에서 열린 4대륙선수권대회에서도 남자 싱글 정상에 올랐다.
국내 피겨 팬들에게는 김연아의 훈련 동료로도 잘 알려졌다.
김연아보다 한 살이 많은 리펀은 2008∼2010년 브라이언 오서 코치에게 지도를 받으면서 2007∼2010년 오서 코치와 함께 했던 김연아와 캐나다 토론토에서 함께 훈련했다.
당시 김연아와 리펀은 '오서 사단' 가운데에도 가장 두각을 나타낸 수제자들이었다.
리펀은 그러나 올림픽과는 인연이 없었다.
20살에 출전한 밴쿠버올림픽 선발전에서는 5위에 그쳤고, 4년 후 소치올림픽 선발전에선 8위였다.
당시 은퇴까지 고려했던 리펀은 다시 돌아와 2016년 미국선수권대회에서 우승했으나 1년 전 발이 부러지는 부상으로 국내외 선수권대회에서 뛰지 못하는 아픔을 겪었다.
이번 선수권대회에 출전한 선수 가운데 최고령이었던 리펀은 부상의 아픔을 딛고 올림픽 출전권을 거머쥐며 한 달 후 평창에서 생애 첫 올림픽 연기를 펼칠 수 있게 됐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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